'2홈런 6타점' SSG 구한 최정…"갈 길 멀어, 인천에서 PS 할 것"
키움과 최종전서 맹활약…5위 결정전 성사 일등공신
"긴장보단 편안한 마음으로…내일도 중요할 때 쳤으면"
- 권혁준 기자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포스트시즌 탈락이냐, 5위 결정전이냐의 명운이 걸린 경기에서 간판타자 최정(37·SSG 랜더스)이 역시 제 몫을 해냈다. 정작 팀을 구한 최정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최정은 3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3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2홈런) 2득점 6타점으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72승2무70패로 시즌을 마감한 SSG는 KT 위즈와 동률을 이뤄 10월 1일 수원에서 5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경기의 히어로는 최정이었다.
최정은 이날 3회말 선제 결승 투런 홈런을 기록한 데 이어, 4회말엔 연타석 홈런포를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최정의 홈런 두 방에 스코어는 7-0까지 벌어지며 일찌감치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정은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한 경기라는 느낌이 안 들었다"면서 "최근 감이 계속 안 좋아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너무 안 맞으니 그냥 '홈런 스윙'을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홈런이 2개나 나왔다"고 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은 긴장했을 수도 있는데, 기존에 있던 고참급 선수들은 아무렇지 않았다"면서 "그냥 시즌 최종전, 정규시즌 중 한 경기라는 생각이었다. 오히려 내일 있을 5위 결정전에서 상대 선발이 누구일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최정의 이같은 마음가짐은 팀이 더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최정은 "아직 올라갈 길이 너무 멀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면서 "내일 경기는 조금 긴장이 될 수도 있는데 그래도 오늘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도 오늘 같은 좋은 감을 이어가서 하나만 더 쳤으면 좋겠다. 중요한 순간에 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최정의 활약은 팀 선배 추신수(42)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하는 추신수는 점수 차가 벌어지자 8회말 대타로 경기에 나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내내 어깨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어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이날 경기가 타이트하게 흘러갔다면 추신수의 출전은 어려웠다.
최정은 "경기 전에 (추)신수형이 나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형이 스스로 안 나간다고 얘기했다고 들었다"면서 "그래서 '점수 차 많이 내면 되겠네요'라고 했는데 그런 상황이 와서 더 뜻깊었다"고 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최정은 SSG의 포스트시즌이 길게 이어질 것이라 믿고 있다.
그는 "내일 경기도 어쨌든 무조건 이겨야만 한다"면서 "그다음도 계속 이겨서 인천에서 가을야구를 할 수 있게끔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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