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홈런 6타점' SSG 구한 최정…"갈 길 멀어, 인천에서 PS 할 것"

키움과 최종전서 맹활약…5위 결정전 성사 일등공신
"긴장보단 편안한 마음으로…내일도 중요할 때 쳤으면"

30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4회말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SSG 최정이 만루 홈런을 치고 있다. 2024.9.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포스트시즌 탈락이냐, 5위 결정전이냐의 명운이 걸린 경기에서 간판타자 최정(37·SSG 랜더스)이 역시 제 몫을 해냈다. 정작 팀을 구한 최정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최정은 3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3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2홈런) 2득점 6타점으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72승2무70패로 시즌을 마감한 SSG는 KT 위즈와 동률을 이뤄 10월 1일 수원에서 5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경기의 히어로는 최정이었다.

최정은 이날 3회말 선제 결승 투런 홈런을 기록한 데 이어, 4회말엔 연타석 홈런포를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최정의 홈런 두 방에 스코어는 7-0까지 벌어지며 일찌감치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정은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한 경기라는 느낌이 안 들었다"면서 "최근 감이 계속 안 좋아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너무 안 맞으니 그냥 '홈런 스윙'을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홈런이 2개나 나왔다"고 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은 긴장했을 수도 있는데, 기존에 있던 고참급 선수들은 아무렇지 않았다"면서 "그냥 시즌 최종전, 정규시즌 중 한 경기라는 생각이었다. 오히려 내일 있을 5위 결정전에서 상대 선발이 누구일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30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SSG 추신수가 정규시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며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4.9.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최정의 이같은 마음가짐은 팀이 더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최정은 "아직 올라갈 길이 너무 멀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면서 "내일 경기는 조금 긴장이 될 수도 있는데 그래도 오늘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도 오늘 같은 좋은 감을 이어가서 하나만 더 쳤으면 좋겠다. 중요한 순간에 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최정의 활약은 팀 선배 추신수(42)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하는 추신수는 점수 차가 벌어지자 8회말 대타로 경기에 나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내내 어깨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어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이날 경기가 타이트하게 흘러갔다면 추신수의 출전은 어려웠다.

최정은 "경기 전에 (추)신수형이 나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형이 스스로 안 나간다고 얘기했다고 들었다"면서 "그래서 '점수 차 많이 내면 되겠네요'라고 했는데 그런 상황이 와서 더 뜻깊었다"고 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최정은 SSG의 포스트시즌이 길게 이어질 것이라 믿고 있다.

그는 "내일 경기도 어쨌든 무조건 이겨야만 한다"면서 "그다음도 계속 이겨서 인천에서 가을야구를 할 수 있게끔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30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4회말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SSG 최정이 만루 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9.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