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고민 삼성, 박진만 감독의 PS 승부수는 '원태인 깜짝 전환'

PO서 3선발 체제 구상…"PS는 변칙 많을 수도"
부상 중인 코너 복귀가 관건…"다시 면담해봐야"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플레이오프에 불펜투수로 '깜짝' 등판할까.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삼성 라이온즈를 정규시즌 2위로 이끈 박진만 감독이 포스트시즌에선 변칙적인 투수 기용을 예고했다. 불펜진에 고민이 많기에 '토종 에이스' 원태인(24)을 불펜투수로 '깜짝 전환' 시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삼성은 24일까지 진행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서 77승2무63패를 마크했다. 이미 2위를 확정 지은 삼성은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린다.

현역 시절 현대와 삼성에서 많은 우승을 경험한 박진만 감독이지만, 감독으로는 한국시리즈를 처음 경험한다. 아직 정규시즌이 끝나지 않았으나 더 중요한 무대인 플레이오프에 대한 구상에 이미 돌입했다.

삼성의 가장 큰 고민은 불펜진이다. 올 시즌 타격이 예상외의 활약을 해줬고 안정된 수비 속 선발 로테이션도 잘 돌아갔다. 하지만 불펜만큼은 불안했다.

전반기까지 마무리투수였던 오승환은 구위 하락에 2군으로 내려갔고 후반기 쏠쏠한 활약을 해주던 최지광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박진만 감독도 불펜진에 대한 염려가 크다. 그는 "우리가 항상 불펜에 대한 고민을 안고 간다"면서 "포스트시즌에선 변칙적인 운용이 많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여기에서 나온 구상이 원태인의 불펜 기용이다. 원태인은 올 시즌 현재까지 28경기에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하고 있다. 다승왕이 유력한 삼성의 '토종 에이스'로, 기복이 없는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박 감독은 "일단 코너와 레예스, 원태인까지 플레이오프는 3선발 체제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런 가운데 1차전을 꼭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면 코너를 선발로 내보낸 뒤 원태인을 원포인트로 한 이닝 정도 막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오승환과 최지광이 빠진 현 상황에서 삼성의 필승조는 임창민과 마무리투수 김재윤 둘 정도다. 여기에 최근 1군에 올라온 베테랑 송은범도 추가될 수 있지만 공백이 길었기에 확신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이에 확실하게 승부를 볼 상황이 생긴다면 원태인을 불펜투수로 기용하는 방안도 구상한 것이다.

부상 중인 삼성 라이온즈 외인 코너 시볼드.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이 변칙 운용의 최대 관건은 코너 시볼드의 몸 상태다. 코너는 지난 11일 한화 이글스전에 등판한 뒤 경기 도중 견갑골 통증을 느껴 자진 강판했다. 포스트시즌엔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박 감독은 "코너가 시즌 내내 해줬던 구위가 있기에 1선발을 맡길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플레이오프까지 투구 수를 늘리지 못한다면 원태인을 1선발로 내보내고 코너를 뒤에 붙이는 방안 등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역시 아직은 '구상'일 뿐이다. 박 감독은 "조만간 코너와 면담을 해 볼 예정이다. 어떤 방식이 될지를 결정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도 부담 없이 활약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하는 선수가 많아 부담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정규시즌 2위라는 예상외의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더 즐기면서 경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