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독 안해 홈런 날렸던 LG 이영빈, '잠실 연타석홈런'으로 한풀이

"상상했던 일이 현실로…아직 얼떨떨하다"
"중요할 때 멋지게 치고 싶었는데 이뤄져"

LG 트윈스 이영빈이 8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4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 News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LG 트윈스 신예 이영빈(22)이 꿈에 그리던 잠실구장에서의 첫 홈런을 연타석포로 기록했다. 불과 5일 전 홈런을 치고도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아 홈런을 날린 경험이 있기에, 더욱 짜릿하게 느껴졌다.

이영빈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9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 4타수 4안타(2홈런) 3득점 5타점의 맹타로 팀의 14-3 승리에 일조했다.

지난 2021년 프로무대에 발을 들여놓은 뒤 올 시즌 군 전역 후 팀에 복귀한 이영빈은 이날 경기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타점을 기록하는 '인생 경기'를 펼쳤다.

백미는 '연타석포'였다. 그는 3-0으로 앞선 3회말엔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홈런을 터뜨렸고, 이어진 4회말엔 우측 포대를 스쳐지나가는 2점홈런으로 연타석 홈런을 작렬했다.

비거리가 각각 115m, 120m에 달할 정도로 두 홈런 모두 대형 아치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영빈은 "상대 선발이 좌투수라 나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출장하게 돼 감사했다"면서 "나 스스로도 이렇게까지 좋은 경기를 할 줄 몰랐기에 얼떨떨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영빈은 이날 시즌 1,2호 홈런을 기록했는데, 사실 닷새 전에 시즌 첫 홈런을 기록할 수 있었다.

지난 3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큰 타구를 날렸는데, 공이 구조물을 맞고 튀어 펜스 철망에 꽂히면서 2루타로 판정됐다.

LG 트윈스 이영빈.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당시 염경엽 LG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면 홈런으로 정정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영빈은 대수롭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주변에서 오히려 많이 아쉬워했는데, 나는 더 중요한 순간에 더 멋있게 치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 순간이 일찍 나와서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나온 이영빈의 두 번째 홈런 순간 역시 최초 판정은 파울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염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신청했고, 심판진은 오랜 시간 판독한 끝에 홈런으로 정정했다.

이영빈은 "(홍)창기형과 (김)현수 선배가 뛸 준비를 하라고 하셔서 즐겁게 웃으면서 기다렸다"면서 "전 타석 홈런을 쳐서 마음은 비웠는데 그래도 홈런으로 판정되니 더 기뻤다"고 했다.

LG 트윈스 이영빈.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이날 경기 전까지 프로 통산 3홈런을 기록했던 이영빈은 4, 5호 홈런을 잠실구장에서 기록했다. 잠실에서 쏘아 올린 첫 아치였다.

그는 "늘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치면 어떨지 상상했다.. 군대에 있을 때도 그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뤄진 날이라 정말 행복하다"면서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데 관중들이 응원해 주시는 소리가 들리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했다.

이영빈은 지난해 LG가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 순간을 함께 하지 못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그는 "선수들이 울면서도 행복해 보여 나도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상무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나도 팬들도 걱정이 많으셨는데, 그래도 팀에 보탬이 되고 있어 기쁘다. 오늘뿐만이 아니라 계속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