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동 더 늦었던 KT, 또 한번 마법 부리나…4위+5할 승률 보인다

7~8월 반등 후 9월까지 꾸준한 페이스로 5위 수성
두산 부진에 승차 지워…오늘 NC전 승리시 4위로

4위 도약을 노리는 KT 위즈. /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2년, 2023년에도 최하위에서 치고 올라와 '마법'과도 같은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KT 위즈. 올 시즌엔 지난 2년보다도 '발동'이 늦었지만, 또 한 번의 마법을 부릴 기세다.

KT는 지난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2-2 대승을 거뒀다.

KT는 시즌 전적 63승2무64패를 마크, 이날 경기가 없었던 4위 두산 베어스(64승2무65패)와의 승차를 없앴다. KT의 승률이 0.49606, 두산의 승률이 0.49612로 '사'(소수 다섯째 자리) 단위에서 불과 6사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KT는 4월 한때 최하위에 머물렀고 5~6월까지도 9위에 그쳤다. 앞선 2년엔 6월부터 발동이 걸려 한여름에 탄력을 받았던 것과는 또 다른 흐름이었다.

고영표를 필두로 웨스 벤자민, 윌리엄 쿠에바스, 엄상백 등이 차례로 빠지면서 KT의 장점인 선발투수의 우위를 가져가지 못했다. 6월 중 복귀를 기대했던 소형준의 복귀 시기가 더 미뤄진 것 또한 타격이 크게 느껴졌다.

여기에 새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오랫동안 감을 잡지 못했고 기대를 모았던 손동현, 이상동도 흔들려 불펜마저 불안했다.

그러던 KT가 7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여름에 강한 KT였다. 투수진에선 마무리 박영현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선발 벤자민과 엄상백도 기대했던 모습을 보였다. 타선에선 멜 로하스 주니어를 필두로 심우준, 오윤석, 김상수 등의 활약이 빛났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뉴스1 DB ⓒ News1 이재명 기자

KT의 7월 전적은 13승6패(0.684), KIA 타이거즈를 뛰어넘는 전체 1위의 성적이었다. 이때 올 시즌 처음으로 시즌 승률 5할을 찍었고 순위도 5위까지 끌어올렸다.

8월엔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며 13승13패의 '반타작'을 했다. 한화와 SSG 등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그래도 5위 자리를 지켜내며 9월을 맞았다.

잔여 경기가 편성된 9월엔 KT에 조금씩 유리한 그림이 그려지는 모양새다. 8월 말부터 부진에 빠진 두산이 5연패를 기록하며 스스로 추락한 것. 한때 2위 자리까지 올랐던 두산은 5연패로 시즌 승률 5할 수성에도 실패했다.

이에 따라 KT는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를 넘어 4위 자리까지 노릴 수 있는 입장이 됐다. 4위와 5위는 와일드카드전을 치르지만, 4위는 1승을 안고 홈에서 경기를 할 수 있기에 5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어드벤티지가 있다.

6일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KT는 단독 4위로 올라선다. 지난 7월 28일 한때 4위까지 올라섰다가 하루 만에 내려간 경험이 있는데, 이후 다시 한번 기회가 왔다.

KT 위즈 고영표.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선발투수는 '토종 에이스' 고영표다. 고영표는 올 시즌을 앞두고 비FA 다년 계약을 맺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 등으로 활약도가 아쉽다. 현재까지 4승6패 평균자책점 5.61에 그치고 있으며 KT가 상승세를 타는 시기에도 활약이 미미했다.

만일 고영표가 NC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반등에 성공한다면 KT의 입장에선 단순 4위 탈환 이외에도 큰 의미를 갖는 경기가 된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고영표의 활약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6일 NC전 이후 7일엔 홈에서 두산과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6일에 이어 두산전까지 연거푸 승리로 장식한다면, KT는 4위 싸움에서 한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3년째 후반기 대반격을 노리고 있는 '슬로스타터' KT. 2024년 판 KT의 마법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