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손가락 사인 사라질까, KBO 사인 교환기기 배포…16일부터 활용

투수-포수 사인교환 기기인 피치컴 사용

메이저리그에서 사용 중인 피치컴.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전반기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도입에 이어 투수와 포수 사인 교환 기기인 '피치컴(pitch com)'을 배포한다. 프로야구에서 포수가 손가락으로 사인을 내는 모습이 서서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KBO는 15일 오후 11개 구단(상무 포함) 장비 담당자를 대상으로 피치컴 사용 설명회를 열고 피치컴 장비를 배포할 계획이다.

KBO 관계자는 "교육을 받은 각 구단 담당자가 1, 2군 선수단을 대상으로 사용법을 전달하고, 각 팀들은 이르면 16일 경기부터 피치컴을 실전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KBO는 상무를 포함해 1, 2군 통틀어 (피치컴) 21세트를 배포한다. 실전 활용 여부와 사용 시점은 구단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일부 구단은 당장 변화의 폭이 큰 피치컴의 실전 배치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피치컴은 메이저리그(MLB)에서 사인 훔치기를 막기 위해 2022년에 도입한 장치다.

포수가 송신기를 활용해 원하는 구종과 코스를 선택해 (버튼을) 누르면, 투수는 해당 내용을 모자에 달린 이어폰으로 들을 수 있다.

당초 KBO는 올 시즌 개막에 맞춰 ABS와 함께 피치컴을 도입하려고 했으나 전파사용 인증 등의 문제로 다소 늦어졌다.

피치컴을 도입하면 투수-포수 간 사인 전달이 간소화되면서 경기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수들도 시간제한 부담을 한결 덜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포수가 피치컴을 통해 사인을 보내고 있는 모습. ⓒ AFP=뉴스1

그라운드 내에서의 사인 훔치기 등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피치컴 도입은 내년 정식 도입을 목표로 하는 '피치 클락'에 있어 필수 요소로 꼽힌다.

피치 클락은 투수의 투구 간격에 제한을 주는 제도다. 주자 없을 때 18초, 주자 있을 때 23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MLB에서는 올해부터 주자 없을 때 15초, 주자 있을 때 18초(작년까지 각각 15초, 20초)를 적용하고 있다.

타자도 8초가 남은 시점에는 타격 자세를 취해야 한다.

KBO는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2024시즌 후반기 피치 클락을 도입하려 했으나 일부 구단의 반대로 도입 시기를 미뤘다.

피치컴이 실전에 활용돼 안정적으로 정착될 경우, 피치 클락 도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 경기, 3회초 두산 두 번째 투수 박신지가 투구 전 와인드업을 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까지 진행된 2024 KBO리그 시범경기 19경기의 평균 경기 시간이 2시간35분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해 23분이 단축된 것이다. 작년의 경우 시범경기 첫 20경기의 평균 경기 시간이 2시간58분이었다. 2024.3.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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