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지만 외인 걱정 없는 키움…"용병 아니라 가족으로 생각해"

후라도·헤이수스·도슨 모두 제몫 이상…"한국 음식도 잘 먹어"
홍원기 감독 "개막 앞두고 어린 선수들 잘 이끌어달라 부탁"

팀에 완벽히 녹아들고 있는 키움 로니 도슨. / 뉴스1 DB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키움 히어로즈는 전반기를 앞둔 시점에서 순위표 가장 밑에 처져있다. 최근 6연승을 달리면서 신바람을 내고 있지만 어쨌든 꼴찌고, 개막 전부터 전력이 약하다는 세간의 평가가 어느 정도 들어맞는 모습이다.

그런 키움이 다른 어떤 팀에도 밀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외국인 선수다. 선두를 달리는 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모든 구단이 외인 문제로 크고 작은 고민을 하고 있는 반면, 키움의 세 외국인 선수는 모두 제 몫 이상을 하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외국인 선수에 대해 이야기했다..

키움의 외인들은 현재까지 준수한 활약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아리엘 후라도는 8승4패 평균자책점 3.33, 엔마누엘 헤이수스는 10승4패 평균자책점 3.14로 강력한 '원투펀치'를 이룬다. 최하위 키움이라 해도 이 두 투수가 나올 땐 쉽게 볼 수 없다.

외인 타자 로니 도슨의 활약도 대단하다. 4일 경기 전까지 0.361의 타율과 112안타로 두 부문 모두 1위다. 많은 홈런(10개)을 치진 않지만, 압도적인 2루타 생산 능력(29개·1위)을 바탕으로 리드오프 이주형, 3번 김혜성, 4번 송성문으로 이어지는 타선에 힘을 싣고 있다.

키움 아리엘 후라도.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홍 감독도 세 외인의 기복 없는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서 개막을 앞두고 외인들과 식사하며 나눴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식사하면서 그 친구들에게 '우리는 너희를 용병이 아닌 가족으로 생각한다'고 했다"면서 "투수와 야수 모두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잘 이끌어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이어 "내가 했던 그 부탁을 후라도와 헤이수스, 도슨 다 잘 들어주고 있다"면서 "지금도 간혹 보면 어린 선수들과 야구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막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 선수들에게 '용병'이라는 단어가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한 가족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키움 엔마누엘 헤이수스.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홍 감독은 당시 함께 먹었던 식사 메뉴도 기억하고 있었다. 한국인 홍 감독과 미국(도슨), 베네수엘라(헤이수스), 파나마(후라도) 등 각기 다른 국적을 가진 이들이 함께한 음식은 중식이었다고.

홍 감독은 "외인 선수들이 자장면과 볶음밥을 시켜서 맛있게 먹더라"면서 "후라도와 도슨은 작년부터 뛰어서 이미 익숙하고, 헤이수스도 잘 먹는다"고 전했다.

특히 후라도의 경우 너무 잘 먹어 걱정스러울 정도다. 홍 감독은 "내가 직접 본 건 아니지만, 후라도가 시즌 중 중국 음식을 너무 시켜 먹어서 체중이 많이 불었다고 들었다"며 웃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