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연속 K 최다 타이' SSG 조병현 "기록 알았으면 1개 더 욕심 냈을텐데…"

6월26~30일 10타자 연속 삼진, 이대진과 어깨 나란히
SSG 필승조 굳혀…"20홀드·100삼진으로 목표 상향"

SSG 랜더스 투수 조병현이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프로 첫 승을 올린 뒤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4.9/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의 '필승조' 우완 조병현(22)이 '10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KBO리그 역대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다. 1개만 더 추가했다면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뻔했는데, 조병현 자신은 기록을 모르고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조병현은 6월3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1로 맞선 7회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조수행과 양석환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불을 껐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조병현은 헨리 라모스와 강승호마저 삼진으로 낚았다. 지난달 26일 KT 위즈전 정준영부터 10타자 연속 삼진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KBO 역사상 10타자 연속 삼진을 잡은 투수는 과거 해태 타이거즈 투수였던 이대진(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 뿐이다. 이대진은 1998년 5월14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10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10명의 타자를 연속해서 삼진 처리한 이대진도 대단하지만, 구원투수로 3경기에서 나올 때마다 삼진을 잡은 조병현의 능력도 엄청났다.

조병현이 이후 김기연에게도 삼진을 뽑아냈으면 이대진을 넘어설 수 있었으나 2구째 커브를 던져 유격수 땅볼로 이닝을 마치며 최다 타이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1일 뉴스1과 전화 인터뷰에 응한 조병현은 6월30일 두산전에서 공을 던지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해당 기록을 모르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조병현은 "두산전이 끝날 때까지도 기록을 몰랐다. 여러 경기에 나눠 작성해 인지를 못 했다"며 "경기 후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됐다. 처음에는 얼떨떨했는데 지나고 나니 1명 더 삼진을 잡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조병현은 2일부터 시작되는 NC 다이노스전을 위해 1일 창원으로 내려갔다. 창원에서 포수 이지영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는데 대화 도중 삼진 기록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조병현은 "이지영 선배님이 '기록을 알았으면 마지막 타자 볼 배합을 다르게 가져갔을 텐데'라고 함께 아쉬워해 주셨다"며 "그래도 10타자 연속 삼진도 대단한 기록이라고 주위에서 많이 축하해주셨다. 포수 선배님들을 믿고 자신 있게 던진 덕분"이라고 웃었다.

30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8회초 이닝을 실점 없이 막은 조병현을 비롯한 선수들이 더그아웃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5.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021년 SSG 입단 초기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조병현은 2022년 5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단한 뒤 급성장했다. 당초 조병현은 선발 자원이었지만 상무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해 효과를 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이숭용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고 계투 요원으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조병현은 "한 경기 한 경기 잘 던지다 보니까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 포수의 리드에 따라 내 공을 믿고 강하게 던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나처럼 직구와 포크볼을 주로 쓰는 서진용 선배님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조병현은 시즌 초 홀드, 세이브 중 10개 이상을 채우는 것이 목표였는데 벌써 10홀드로 1차 목표를 이뤘다. 42⅔이닝에서 탈삼진은 52개에 달한다.

그는 "이제 20홀드로 목표를 높여야 할 것 같다. 또 삼진을 100개 이상 잡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조병현은 그라운드 밖에서 수줍음 많은 성격이지만 마운드에서는 투사로 변한다. 상대 투수의 존재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타자와 승부에만 집중하는 편이다. 지금의 기세를 살려 팀의 우승과 국가대표 승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다.

조병현은 "훌륭하신 선배님들이 많지만 특정 롤모델을 잡기보다 내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다"며 "소속팀에서 잘해서 팀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 그리고 하반기 열릴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뽑히고 싶다"고 의욕을 다졌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