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로 시작한 경기가 15-15 종료…롯데-KIA, 5시간19분 허탈한 마무리

양팀 36안타 주고 받고도 승부 가리지 못해
1-14 뒤집은 롯데도, 크게 앞섰던 기아도 한숨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 (롯데 자이언츠 제공)

(부산=뉴스1) 이재상 기자 = 경기 시간 5시간 19분으로 2024시즌 최장 승부. 양 팀 통틀어 36안타(롯데 19안타, KIA 17안타)와 30점을 주고받은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12회까지 혈투를 펼쳤으나 허탈한 무승부를 거뒀다.

롯데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SOL 신한은행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2회 끝에 15-15로 비겼다.

롯데는 4회초까지 1-14로 뒤지던 경기를 15-14로 뒤집었으나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하지 못했다.

만약 롯데가 이날 승리했다면 KBO리그 최다 득점차(13점) 역전승 기록이 나올 뻔했다. KBO 기록은 2013년 5월 8일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현 SSG)-두산 베어스전의 10점이다. 당시 두산이 1-11로 앞섰으나 SK가 이를 뒤집고 13-12로 역전승을 따냈다.

손쉬운 승리를 예상했다 힘겹게 패배 위기를 넘긴 KIA는 45승2무30패로 선두를 지켰다. 롯데는 8위(32승3무40패)다.

KIA는 2번 좌익수로 나온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7타수 4안타(1홈런) 4타점으로 활약했으나 웃지 못했다.

롯데에서는 1번 중견수 황성빈이 7타수 4안타 3득점, 3번 고승민이 2안타(1홈런) 6타점으로 펄펄 날았으나 역시 아쉬움이 남았다.

초반 흐름은 KIA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KIA는 시작과 동시에 무사 1루에서 2번 소크라테스의 투런 홈런을 포함해 1회에만 6안타를 몰아치며 5점을 뽑아냈다.

롯데가 1회말 1점을 따라붙었으나 한번 불붙은 KIA 타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2회에도 롯데 선발 나균안을 두들겨 8-1까지 스코어를 벌렸다. KIA는 4회까지 14안타를 몰아치며 14득점, 멀찍이 달아났다.

하지만 롯데도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4회말부터 대반격에 나섰다.

4회말 고승민의 만루홈런 등으로 7-14로 추격했고 5회에도 이정훈, 정훈의 안타 등을 묶어 9-14까지 따라붙었다.

이어 6회말 2사 1,3루에서 7번 정훈이 KIA 불펜 김도현에게 좌월 3점 아치를 그리며 12-14가 됐다. 순간 부산 사직구장 팬들의 함성은 절정에 달했다.

포기하지 않은 롯데는 7회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무사 1,2루에서 2번 윤동희가 포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다. 이어진 득점권 기회에서 3번 고승민이 KIA 곽도규의 초구를 받아쳐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로 14-14 동점을 만들었다.

롯데는 1사 만루에서 이정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5-14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KIA도 8회 다시 추격하며 균형을 맞췄다. 2사 2루에서 홍종표가 중견수 앞 적시타를 때리며 15-15가 됐다. KIA는 2사 1.3루에서 김도영이 우익수 방면 큰 타구를 날려 역전하는 듯 싶었으나 롯데 외야수 윤동희의 다이빙 캐치에 막혔다.

양 팀은 9회 정규 이닝 내에 승부를 보지 못했고 연장에 돌입했다.

기세가 좋았던 홈팀 롯데는 10회말 1사 만루의 끝내기 기회를 놓치며 땅을 쳤다. 9번 서동욱이 스탠딩 삼진으로 돌아섰고, 2사 후 황성빈도 2루 땅볼에 그쳤다.

결국 양 팀은 12회까지 15-15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아쉬운 결과를 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