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역시 재능?…키움 장재영, 타자 전향 한 달 만에 1군 등록

'9억팔'로 각광받았으나 팔꿈치 부상에 투수 포기
2군 19경기서 5홈런…타율 낮지만 '일발 장타' 과시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이 타자 전향 한 달 만에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키움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야구는 역시 재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일까. 키움 히어로즈의 장재영(22)이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지 한 달 만에 1군 엔트리에 올라왔다.

키움은 20일 충북 청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장재영을 1군에 불러들였다.

장재영은 2021년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은 선수로, 입단 당시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앞세워 대형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계약금이 9억 원으로 2006년 한기주(KIA·10억 원)에 이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선 고질적인 제구 불안 등으로 좀처럼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설상가상 올 시즌엔 팔꿈치 인대가 손상되는 큰 부상을 당했고 결국 타자 전향의 결단을 내렸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당초 "아마추어 때 아무리 잘했어도 프로에선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장재영은 프로 입단 후 투수만 하다 4년 차에 전향했다"면서 1군에 올라오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사령탑의 생각과 달리 장재영은 빠르게 적응해 갔다.

지난달 21일부터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자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한 장재영은, 타자 출장 3번째 경기에서 첫 홈런을 뽑아내는 등 남다른 재능을 과시했다.

현재까지 퓨처스리그에서의 성적은 19경기에서 0.232의 타율에 5홈런 13타점. 타율은 다소 낮은 편이었지만 5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등 '일발 장타'가 돋보였다.

타자로 전향한 장재영은 수비 포지션은 외야수로 등록됐다. (키움 제공)

키움은 올 시즌 신인급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미래를 도모하고 있기에 '타자 장재영'의 1군 데뷔전이 늦어질 이유도 없었다. 결국 전향 한 달 만에 장재영은 1군에 올라오게 됐다.

1군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하고 프로를 떠나는 수많은 선수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뒤 한 달 만에 1군 경쟁력을 인정받은 장재영의 사례는 놀라울 정도다.

일단 포지션은 외야수로 표기됐다. 장재영은 고등학교 때 주포지션이었던 유격수의 의지를 보였지만, 팔꿈치 부상을 당한 현재로선 내야 수비가 쉽지 않다. 실제 퓨처스리그에서도 대부분을 지명타자로 나섰고, 1군 등록 직전 2경기에선 중견수를 소화했다.

키움은 장재영과 함께 투수 김동욱, 양지율을 1군에 등록했다.

대신 투수 정찬헌과 박윤성, 내야수 임지열은 2군으로 내려보냈다.

부상 이후 뒤늦게 1군에 합류했던 베테랑 투수 정찬헌은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4.14의 부진한 기록을 남긴 채 다시 2군으로 향하게 됐다.

이 밖에 KIA 타이거즈는 투수 김대유를 올리고 투수 이준영을 말소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투수 김도규를 내려보내는 대신 투수 김강현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