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네일과 쉬어가는 양현종…선두지만, 바람 잘 날 없는 KIA 선발진

네일, 3경기 연속 무승…양현종은 팔꿈치 저림으로 휴식
'대체 외인' 알드레드, 널뛰기 투구…안정감 보여줘야

경미한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KIA 양현종.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시즌 중 두 명이 '토미 존 서저리'로 이탈했고, 제 역할을 해주던 '원투펀치' 제임스 네일과 양현종마저 흔들린다. 어떻게든 선두 자리는 유지하고 있지만, KIA 타이거즈의 '선발 로테이션'은 내내 바람 잘 날이 없다.

KIA는 지난 19일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양현종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사유는 전날 등판에서 발생한 팔꿈치 저림 증세였다. 양현종은 18일 LG전에 선발 등판했는데 5회 투구 도중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꼈다. 5회까지 73구로 투구 수가 많지 않았지만 결국 6회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검진 결과는 '피로 누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아 보였다. 양현종 역시 다음 등판이 가능하다며 의지를 보였지만, 이범호 KIA 감독이 상황 악화를 우려해 반대 의사를 드러내면서 1군 말소가 확정됐다.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 / 뉴스1 DB ⓒ News1 민경석 기자

올 시즌 팀 내 굳건한 에이스로 활약하던 네일은 최근 3경기째 승리가 없다. 단순히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압도적이던 그의 투구가 다소 무뎌진 모양새다.

그는 지난 7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6⅓이닝 5실점(4자책)을 기록했고, 13일 SSG 랜더스전에선 6이닝 5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그리고 양현종이 1군에서 제외된 19일 LG전에선 6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다 7회 박동원에게 동점 투런홈런을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KIA는 이 이닝에서만 6실점 하며 역전패했다.

이 3경기에서 KIA는 모두 패했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에이스의 선발 등판 경기를 내리 3경기째 내준 충격은 작지 않다. 기간이 길진 않았으나 KIA가 한때 LG에 선두 자리를 내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네일의 3경기 성적은 18⅔이닝 동안 12실점(11자책). 평균자책점은 5.29다. 직전까지 시즌 평균자책점이 1.48이었지만, 이 3경기의 부진으로 2.26으로 치솟았다.

일단 이범호 감독은 구위 하락 등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는 "아직 체력적인 문제가 있다거나 공의 위력이 감소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면서 "어떤 투수든 체력적인 문제는 올 수 있지만 네일은 아직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팔꿈치 수술로 사실상 시즌 아웃된 KIA 이의리.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지난해 투타를 가리지 않고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을 당해 어려움을 겪었던 KIA는, 올해는 선발 투수 쪽에서 집중적인 부상이 나오는 모양새다.

개막 전엔 네일보다도 큰 기대를 가졌던 외인 윌 크로우는 5월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 손상 진단이 나와 '토미 존 서저리'를 받았다.

4선발로 출발한 4년 차 좌완 이의리는 시즌 초반부터 팔꿈치에 불편감을 느꼈고, 돌아온 이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의리 역시 정밀 검사 결과 팔꿈치 인대 부분 손상 진단이 나왔고 최근 '토미 존 서저리'를 받았다.

1년 이상의 재활 시간이 필요한 큰 부상이 한 시즌에 선발투수 두 명에게서 나오는 흔치 않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KIA 타이거즈 캠 알드레드. (KIA 제공)

여기에 양현종과 네일까지 주춤하면서, KIA는 더욱 힘겨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시즌 초반 단단했던 불펜진도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다.

결국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대체 외인' 캠 알드레드의 역할이 크다. 외인 크로우의 자리를 메워주기를 기대하고 영입했기 때문이다.

일단 적응 기간은 다소 필요한 모양새였다. 그는 8일 두산과의 첫 경기에선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는데, 14일 KT 위즈전에선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널뛰기 투구'에 가까운 모습이었는데 좀 더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자리를 잡아줄 필요가 있다.

알드레드가 '상수'가 된다면, 분투하고 있는 5선발 윤영철과 대체 선발 황동하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여기에 네일이 다시 정상궤도에 오르고 경미한 부상의 양현종이 돌아온다면, KIA의 선발진은 다시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터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