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KIA 네일…올해도 쉽지 않은 1점대 평균자책점

네일, 2연속 대량 실점으로 흔들 '1.48→2.21'
2010년 류현진 이후 1점대 ERA 기록 나오지 않아

역투하는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 2024.4.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10년 류현진(한화 이글스)을 끝으로 명맥이 끊긴 1점대 평균자책점이 올 시즌에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리그가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한 데다 대기록에 도전할 유일한 후보로 꼽힌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이 주춤하고 있다.

14일 경기까지 규정 이닝을 소화한 19명의 투수 중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네일, 1명이다.

올 시즌 KIA 유니폼을 입은 네일은 14경기에 등판해 85⅓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했다. 3.04로 2, 3위에 자리한 카일 하트(NC 다이노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격차가 크다.

네일이 누구보다 잘 던지고 있지만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페이스가 확연히 떨어졌다.

네일은 지난 1일 KT 위즈전까지 평균자책점 1.48로 훌륭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6⅓이닝 5실점(4자책)으로 주춤하더니 13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6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5실점은 네일의 KBO리그 진출 후 한 경기 최다 실점이다.

시즌 개막 후 1점대 이하를 유지하던 평균자책점도 2경기 연속 난조로 2.21까지 치솟았다.

네일은 이 두 경기에서 홈런 3개 포함 안타 17개를 허용했다. 이전까지 피홈런이 2개에 그쳤던 걸 고려하면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SSG전에서는 5회에만 5실점을 하는 등 난타당하기도 했다.

여기에 리그는 타고투저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의 평균 타율은 0.276으로, 0.286의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리그 타율 0.263과 비교해도 1푼 이상 높다.

1점대 평균자책점은 꿈의 기록이다. 류현진이 2010년 1.82를 기록한 뒤 누구도 1점대 평균자책점 기록을 작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투수 트리플 크라운(평균자책점·다승·탈삼진)을 달성한 에릭 페디(당시 NC 다이노스)가 근접했지만, 아웃 카운트 한 개도 부족해 대기록 달성이 무산됐다.

페디의 평균자책점은 1.9963(180⅓이닝 46실점 40자책)이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기록 규정상 소수점 이하 4자리까지 계산한 뒤 반올림 처리가 돼 2.00이 됐다. 이에 식 기록상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그래도 네일은 여전히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할 유일한 후보다. 리그가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고, 네일이 남은 경기에서 다시 호투를 이어가면 1점대로 낮출 수 있다. 단 무더위가 찾아온 여름을 잘 이겨내는 것이 우선이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