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 이겨내고 맹타' SSG 박지환 "조용히 있는 건 신인과 안 어울려"
부상 복귀 후 롯데전 홈런, KIA전 끝내기 안타
"동기 정준재 활약 큰 동기부여…늘 활발하게"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의 '당돌한 신인' 내야수 박지환(19)이 부상 복귀 후 팀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복귀하자마자 높은 사직구장의 담장을 넘기더니 홈에서는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때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다.
세광고 출신의 박지환은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SSG에 지명된 내야수다.
2022년 우승을 차지했던 SSG는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마지막 순번으로 밀렸는데, 앞 순서에서 좋은 투수들이 다 빠져나가 야수를 선택했다. SSG 구단으로서는 2005년(당시 SK 와이번스) 최정 이후 19년 만에 1라운드에서 야수를 고른 것이었다.
박지환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적극적인 플레이로 이숭용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개막 초기에는 베테랑 김성현에게 밀려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나 4월 21일 김성현이 사구를 맞아 빠지면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서서히 자리를 잡던 4월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장지수의 공에 손등을 맞고 쓰러졌다. 이후 진단은 중수골 미세 골절이었다.
잠시 좌절했던 박지환은 곧바로 치료 및 재활에 돌입했다. 뼈가 붙는 데 좋다는 홍화씨를 다량 섭취하며 낫기만을 기다렸다. 그 사이 대졸 신인 정준재가 2루에서 활약하며 치고 올라오자, 박지환의 마음도 급해졌다.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박지환은 "(정)준재 형이 잘하는 선수인 것은 원래부터 알고 있었다.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할 실력"이라며 "그런데 막상 동기가 잘하는 것을 보니 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최대한 빨리 회복해서 함께 경쟁하고 싶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박지환은 지난 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복귀했는데 4타수 2안타 1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 에이스 박세웅의 직구를 밀어서 사직의 높은 담장을 넘겼다.
11일 홈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의 활약은 더 대단했다. 4-5로 지고 있던 8회 2사 1, 2루에서 역전 2타점 3루타를 치더니 6-6으로 맞선 10회에는 1사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쳤다. 복귀하자마자 아주 인상적인 활약이다.
박지환은 "사실 사구를 맞고 병원에 갔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자리를 잡던 시기라 아주 아쉬웠다. 그러나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재활에만 몰두했다"며 "내 생각보다 조금 일찍 1군에 복귀해 긴장했는데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면서 풀렸다"고 말했다.
이어 "중학교 때부터 밀어치는 타구가 좋긴 했는데 그래도 사직에서 밀어서 공을 넘길 줄은 몰랐다. 얼떨떨했지만 기분은 정말 좋았다. 선배들로부터 많은 칭찬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박지환의 존재는 더그아웃 안팎에서 SSG에 큰 힘이다. 신인 다운 당당한 패기로 겁 없는 플레이를 펼친다. 클러치 상황에서 안타를 쳤을 때는 큰 세리머니도 서슴지 않는다.
박지환은 "원래 내 성격 자체가 조용히 있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신인이기에 신인답게 늘 활발하게 지내려고 한다"며 "이제는 홈에서 홈런을 쳐 보고 싶은데 일단은 홈런에 욕심을 두기보다 출루를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다"고 웃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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