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3일 만에 돌아온 김경문 감독 "6년 동안 바뀐 게 참 많네요"
당일 훈련 후 정하던 라인업, 경기 전날 결정…"맞춰가야죠"
"10년 넘게 했어도 야구는 겸손해야…까불면 좋은 결과 없어"
- 권혁준 기자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야구가 참 많이 바뀌었네요."
4일 복귀전을 앞둔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취재진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6년 전만 해도 취재진이 수첩을 꺼내 감독의 말을 받아적었는데, 이제는 휴대폰으로 녹음하는 것을 보며 생경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뿐이 아니다. 6년 전까지만 해도 김 감독은 경기 당일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직접 살핀 후에 선발 라인업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제는 경기 전날 라인업을 확정해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김 감독도 변화를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사실 경기 전날 잠만 잘 못 자도 컨디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그래도 요즘 추세가 그렇게 바뀌었고, 선수들이 편하다는 데 맞춰줘야 하지 않겠나"고 했다.
그러면서 "노인 소리 안 들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이날 KT 위즈를 상대로 한화 데뷔전이자 자신의 현장 복귀전을 치른다. 그가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경기를 지휘한 것은 NC 다이노스 감독 시절인 2018년 6월 3일 마산 삼성전이었다. 약 6년 만이고, 날짜로는 2193일 만이다.
김 감독은 "야구장은 똑같은데도, 아까 그라운드를 거닐다 보니 감회가 새롭더라"면서 "정말 감사해야 하고, 한화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넘게 (감독을) 했어도 야구는 겸손해야 한다. 안다고 까불어봤자 다 아는 것도 아니다. 겸손하게, 선수들, 코칭스태프들과 최선을 다해야 한다. 까불면 좋은 결과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화 선수들이 경기 전 훈련하는 모습도 유심히 지켜봤다.
김 감독은 "경기하는 모습은 봤어도 훈련하는 것은 처음 봤는데, 눈여겨 볼 만한 선수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면서 "지금은 시기상 젊은 선수들에게 투자하기는 좀 그렇지만, 매력적인 선수들이 많다. '한화는 밝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당장 중위권 도약을 목표로 하는 한화 입장에서 젊은 선수들을 무작정 밀어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유망한 선수들에 대한 기회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경기가 경험이 된다"면서 "가능성이 있다면, 답답하고 욕을 먹더라도 감독이 기다리면 된다. 다행히 가능성 있는 선수가 많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특히 발 빠른 선수들을 중용할 참이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베이스가 커지면서 다른 팀들은 도루가 많아졌는데, 한화는 팀 도루 순위가 밑에 있다"면서 "이래선 안 된다. 빠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조금 못하더라도 더 기용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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