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궤도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최근 9승1패' LG, 선두도 보인다

5월23일 한화전부터 파죽지세, KIA와 1.5경기 차
투타 조화에 홈런 폭발…외인 투수도 부진 탈출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9회초 미소를 지으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6.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중위권도 버거워 보이던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가 최근 10경기에서 9승(1패)을 쓸어 담으며 크게 도약했다. KIA 타이거즈와 승차를 1.5경기로 좁히며 선두 자리까지 넘본다.

쌍둥이 군단은 3일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다. LG는 2일 홈런 3개 포함 장단 16안타로 두산 베어스를 9-1로 완파하고 '잠실 라이벌' 3연전을 싹쓸이했다.

LG는 34승2무24패로 단독 2위에 올라 주춤한 선두 KIA를 바짝 따라붙었다. 시즌 초반 우승 후보답지 않게 크게 흔들렸던 걸 고려하면 대단한 반등이다.

LG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메이저리그(MLB) 진출과 이정용의 입대, 주요 투수들의 부진 등으로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실망스러운 출발을 보였다. 특히 '외인 원투 펀치' 디트릭 엔스와 케이시 켈리가 퇴출 위기에 몰릴 정도로 고전하면서 염경엽 감독이 강조한 선발 야구가 삐거덕거렸다.

5월 7일 3연패를 당하며 승률 5할이 깨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고, 5월 22일 다시 3연패 늪에 빠졌을 때는 공동 5위조차 못 버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LG는 5월 23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8-4로 승리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2일 두산전까지 10경기에서 아홉 번이나 이겼다. 순위도 공동 5위에서 단독 2위로 치고 올라갔다.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LG 오스틴이 9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투런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며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4.6.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 기간 LG는 팀 평균자책점 3.96(2위)과 타율 0.302(3위)로 이상적인 투타 조화를 이뤘다.

타선은 불을 뿜어 8득점 이상만 6번으로 절반이 넘었다. 장타도 많이 늘어났다. 이전 50경기에서 홈런 34개에 그쳤는데, 최근 10경기에선 홈런 12개를 몰아쳤다.

문성주(타율 0.417)와 오스틴 딘(0.389), 홍창기(0.378), 문보경(0.375), 김현수(0.308), 신민재(0.300), 박동원(0.294)은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마운드도 안정감을 찾아갔고, 가장 문제였던 선발진이 단단해졌다. LG의 최근 10경기 선발 평균자책점은 3.22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 1위다.

외국인 투수 둘 중 한 명은 팀을 떠날 수 있는 상황에서 엔스와 켈리가 각성했다. 두 차례씩 등판한 엔스와 켈리는 나란히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는 등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엔스와 켈리가 치열한 경쟁 상황을 발판 삼아 반등하는 것이 우리에겐 최고의 결과"라고 말했던 염경엽 감독은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9대1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스윕을 거둔 LG 외국인 투수 켈리와 엔스가 코칭스테프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6.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염 감독이 미래의 에이스로 점찍은 손주영도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며 LG의 반등을 도왔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은 LG는 이제 시즌 첫 선두 등극에 도전한다. 주간 일정은 나쁘지 않다. 4~6일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와 잠실 3연전을 치르고, 7~9일 7위 KT 위즈와 수원 3연전을 펼친다. KIA는 이번 주에 9위 롯데 자이언츠, 3위 두산을 차례로 상대한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