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오재일' 적으로 만날 원태인 "무서운 상대…벌써부터 긴장 중"
두산 시절 오재일, 원태인 상대 13타수 8안타 초강세
6월28~30일 수원서 KT-삼성전, 둘의 투타 대관심
- 문대현 기자
(대구=뉴스1) 문대현 기자 = 갑작스레 이뤄진 박병호(삼성 라이온즈)와 오재일(이상 38·KT 위즈)의 맞트레이드. KT와 삼성 선수들은 한순간에 정들었던 동료를 떠나보내야 했다. 그중에서도 오재일과 헤어진 삼성의 에이스 원태인(24)의 마음은 유독 아쉽다.
2010년대 중반 두산 베어스의 전성기 주역 중 한 명이었던 오재일은 2020시즌을 마치고 삼성과 FA 계약을 맺었다. 4년에 계약금 24억 원, 연봉 22억 원, 인센티브 4억 원 등 최대 50억 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이었다.
당시 거포 유형의 타자가 필요했던 삼성은 오재일의 입단을 반겼다. 특히 원태인이 크게 환영했다.
원태인은 두산의 오재일에게 유독 약다. 원태인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오재일에게 13타수 8안타 5홈런 15타점을 허용했다. 이런 천적이 같은 팀으로 왔으니 환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재일은 2021년 타율 0.285 25홈런 97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삼성이 정규시즌 2위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밀려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으나 오재일 효과는 컸다.
이 때문에 원태인은 물론 기존에 있던 삼성 선수들도 오재일에 대한 고마움이 컸다.
그러나 28일 경기 후 박병호와 트레이드가 발표되며 오재일이 삼성을 떠나게 됐다. 이제 원태인은 다시 오재일을 적으로 상대하게 됐다.
14살의 큰 나이 차이에도 원태인과 스스럼없이 지냈던 오재일은 대구를 떠나기 전 원태인에게 다가가 "넌 이제 죽었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다시 겨뤄보자"고 말했다. 선후배 간 농담 섞인 발언이었지만 과거 오재일에게 절대적 열세였던 원태인으로서는 결코 웃을 수 없는 말이었다.
원태인은 오재일이 떠난 후 취재진을 만나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울컥했다. 최근 팀이 가장 좋았던 2021년 우리를 이끌었던 선배님인데 갑자기 떠나게 돼 당황했다. 내게는 여러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며 "인사를 할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응원하겠다는 말만 짧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이 다시 겨뤄보자는 말을 하셔서 바로 경기 일정을 찾아봤는데 KT와 6월28~30일 수원에서 만나더라. 벌써 긴장하고 있다"며 "삼성에서 나에 대해 완벽하게 파악하고 가셨기 때문에 내게는 더 무서운 타자가 될 것"이라고 적극 경계했다.
원태인은 스프링캠프에서 청백전을 할 때 오재일을 상대하기도 했다. 두 선수 모두 100% 전력으로 임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삼진을 잡은 경험도 있다.
원태인은 "캠프 때 삼진 잡았던 자신감으로 가겠다. 그때 레퍼토리를 잘 기억해서 삼진을 잡아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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