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 또 태어난 아기 독수리…조동욱, 한화 3번째 '고졸 신인 데뷔승'
12일 키움전 6이닝 1실점 호투로 42일만 위닝시리즈 이끌어
류현진·황준서 이어 팀 내 3번째…KBO 역대 15번째 이정표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부진의 늪에 빠졌던 한화 이글스가 42일 만에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반등의 중심에 고졸 신인 좌완 조동욱(20)이 있었다.
조동욱은 12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70개의 공만 던지며 3피안타 1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를 펼쳤다. 한화가 키움에 8-3으로 승리하며 조동욱은 데뷔전에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한화는 꼴찌로 추락할 위기에서 고졸 루키 조동욱의 활약으로 42일 만에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키움과 공동 8위로 올라섰다.
개막 이후 7연승을 달리며 순위표 최상단에 위치했던 한화는 지난 7일부터 꼴찌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 10일부터 키움 히어로즈와 주말 3연전을 치렀다.
경기를 치르기 전 한화는 롯데와 2경기 차 앞선 9위였다. 하위권에 놓인 세 팀 간 맞경기 결과에 따라 한화는 시즌 개막 이후 처음으로 꼴찌가 될 수 있는 위기였다. 출발도 불안했다.
한화는 7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하루 더 휴식을 가진 류현진이 8일 롯데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고 결국 1-6으로 졌다. 9일 경기에서도 18-5로 대패를 당한 한화는 롯데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근소하게 앞서 9위를 아슬하게 유지했다.
간신히 꼴찌로 추락하지 않은 채 홈으로 돌아온 한화는 키움과 주말 시리즈에서 일단 1승씩을 나눠 가졌다.
그런데 하필 위닝시리즈가 걸린 마지막 경기에 앞서 악재까지 겹쳤다. 시즌 초반 부진하며 2군으로 내려갔던 문동주가 12일 키움전에 등판하려 했지만 복귀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최원호 한화 감독은 대체선발로 고졸 신인 조동욱을 낙점했다.
조동욱이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2.74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으나 1군과 2군 무대는 다르기 때문에 큰 기대를 거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조동욱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배짱 있는 투구로 키움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조동욱은 첫 1군 등판이었지만 좌타자를 상대로도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치는 등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최원호 감독도 인정할 정도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제구가 좋았다.
고졸 신인이 데뷔전서 승리를 거둔 것은 조동욱이 역대 15번째다. 입단 첫해로 범위를 좁히면 역대 11번째다.
특히 한화에서는 류현진(2006년)과 지난 3월 31일 KT위즈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황준서에 이어 조동욱이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 계보를 이어갔다. 올해만 2명이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동주가 복귀할 경우 조동욱을 당분간은 1군에서 불펜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선발 김민우의 부상 이탈을 현재 황준서가 메워주고 있는 것처럼 조동욱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간다면 더 많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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