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극찬에도 겸손한 LG 새 마무리 유영찬 "10점 중 5점 수준"
고우석 이적으로 마무리 맡아…8세이브 ERA 1.96 활약
염경엽 "우리 팀에서 메커니즘이 가장 뛰어난 투수"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올 시즌 프로야구가 개막하기 전까지만 해도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의 불안 요소 중 하나는 마무리 투수였다.
2022년 세이브왕에 오르는 등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지던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이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했기에, 과연 그 공백을 잘 메울 수 있을지 물음표가 많았다.
염경엽 감독은 장기적으로 마무리 투수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했고, 2023년 1군에 데뷔한 유영찬을 과감하게 새 클로저로 낙점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는 등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인 점을 높이 평가한 것.
염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고, 초보 마무리 투수는 고우석의 공백을 지웠다.
유영찬은 시즌 첫 등판에서 홈런을 허용하며 삐끗했지만, 점점 새 보직에 적응해 가며 단단해지고 있다. 10일 현재 그의 시즌 성적은 18경기 4승1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1.96으로, 세이브 부문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LG가 8~9일 SSG 랜더스를 연파, 3연패를 끊고 위닝시리즈를 거둘 때도 유영찬은 몫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8일 경기에서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9일 경기에서도 공 6개로 깔끔하게 아웃 카운트 3개를 잡았다.
염경엽 감독은 "유영찬은 선발 투수를 맡아도 좋을 만큼 기량이 꾸준하다. 우리 팀에서 메커니즘이 가장 좋은 투수로, 연투를 하거나 투구 수가 많아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 (지난해 68이닝을 던졌지만 올해도) 70이닝을 넘게 던져도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호평했다.
사령탑의 칭찬에도 유영찬은 들뜨지 않았다. 그는 "나 혼자 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잘해서 세이브를 올릴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나쁘지 않게 하고 있다. 그래도 시즌 초반인 만큼 10점 만점에 5점 정도를 줄 수준"이라고 겸손하게 자신의 활약상을 돌아봤다.
유영찬은 "마무리가 됐다고 따로 신경 쓰는 루틴 같은 건 없다. 등판해야 할 상황이 오면 그에 맞춰 몸을 풀고 준비한다"며 "불펜 투수로 나갔을 때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마운드 위에 올라가면 내가 던져야 할 코스만 생각하고, 공을 던지려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늘 잘한 건 아니다. 4월 17일 롯데전에서는 2점 차 우위를 못 지키고 동점을 허용,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는데, 타선의 도움을 받아 승리 투수가 됐다. 그 고비를 넘은 후 유영찬은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고, 1승 6세이브를 수확했다.
유영찬은 "당시 너무 흥분해서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다"며 "이를 교훈 삼아 최대한 흥분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려 했다. 그러니 투구 내용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유영찬이 30세이브 이상도 기록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유영찬 역시 시즌 목표로 30세이브를 설정했다. 지금까지는 목표한 대로 세이브를 잘 채워가는 중이다.
유영찬은 "지난해에 비해 변화구 컨트롤이 잘 돼서 만족한다"며 "30세이브는 너무 멀리 있다. 이를 의식하지 않고 팀 승리만 생각하며 공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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