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국대 에이스' 문동주, 최다 실점에 2군행…문제는 결국 제구

시즌 6경기 선발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8.78
경기당 볼넷 작년 대비 1.2개↑…제구 부진이 원인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 말 한화 선발 문동주가 역투하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 후보로까지 꼽히는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2군행 통보를 받았다.

문동주는 작년 아시안게임에 이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국가대표 선발 에이스 역할을 하며 세대교체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 신인왕에 국제 대회 경험까지 쌓은 문동주가 올 시즌 달라진 한화의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지난해보다 나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그러나 문동주는 올 시즌 6경기 선발 등판해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1승2패 평균자책점 8.78(26⅔이닝 26자책점)로 저조한 초반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3⅓이닝 10피안타(3피홈런) 1볼넷 1탈삼진 9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보여줬다.

9실점은 문동주가 프로 데뷔 이후 기록한 한 경기 최다 실점이다. 문동주의 이전 최다 실점 경기는 지난해 5월 13일 문학 SSG 랜더스전으로, 당시 7실점(2⅓이닝)을 기록했다. 3피홈런 또한 한 경기 최다 피홈런 타이기록이다.

한화 구단은 결국 문동주의 부진이 길어지자 29일 "2군에서 재정비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문동주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 말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5실점한 뒤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문동주의 올 시즌 부진은 구위 자체가 급격히 떨어졌거나 몸에 이상이 있어서가 아니다.

문동주의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9㎞다. 지난 시즌 151㎞에 비해서는 약간 느려지긴 했지만 여전히 리그 내 4위에 해당할 정도로 빠르다. 오히려 올 시즌 팀에 합류한 류현진으로부터 체인지업 그립을 새로 배워 구종은 늘어났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제구에 있다. 문동주의 올 시즌 9이닝당 볼넷은 4.4개로 지난 시즌 3.2개에 비해 늘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지난 시즌 62.6%에서 54.3%로 떨어졌다.

문동주는 2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75개의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는 45개(60%)밖에 안 됐다. 볼이 많다 보니 투구 수가 늘어나게 되고 불리한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위한 공들이 가운데로 몰리거나 높아 장타로 직결되는 경우가 반복됐다.

아무리 강한 구위와 빠른 구속을 가진 투수라도 제구가 잡히지 않는다면 경기에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없다. 결국 제구를 잡는 것이 급선무다.

주목도가 높기는 하지만 이제 3년차 어린 투수다. 갈길이 멀기에 조급할 필요는 없다. 1군 경기보다 부담감이 덜 한곳에서 제구를 잡는데만 집중할 수 있다면 잠시 쉬어가는 게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