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문동주와 펄펄 나는 김도영…리그 최고 투타 영건의 엇갈린 4월
문동주, 5G ERA 9.97 부진…계속된 부진에 결국 2군행
김도영, 리그 최초 월간 10-10…월간 타율 무려 0.380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KBO리그의 최고 투타 영건인 문동주(21·한화 이글스)와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의 4월이 크게 엇갈렸다. 문동주는 급격한 부진으로 시련에 빠진 반면, 김도영은 제대로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문동주와 김도영은 데뷔 때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둘 다 광주 지역 유망주로, 1차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KIA가 고민 끝에 김도영을 선택했다. 이에 한화는 연고 지역 유망주 대신 전국 지명으로 넘어온 문동주를 1차로 택했다. 지명 당시 둘을 둘러싼 논쟁은 '문김대전'이라 불릴 정도였다.
입단 3년 차를 맞이한 문동주와 김도영은 올 시즌 많은 관심을 모았다. 본격적으로 팀의 핵심으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투영된 것이었다.
그런데 3월을 지나 4월의 막바지가 된 현시점, 둘의 희비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문동주는 올 시즌 팀의 4선발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118⅔이닝을 던지며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로 잘 던졌고, 베테랑 류현진까지 합류하면서 성장 속도가 더 가파를 것으로 보였다.
그는 개막 첫 경기였던 3월28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4월 들어 급격한 부진에 빠지며 첫 승 이후 5경기 째 승리 없이 2패만 쌓았다.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이 너무도 좋지 않다. 4월 등판한 5경기에서 21⅔이닝을 소화했는데 실점이 27점(24자책)에 달한다. 월간 평균자책점은 9.97.
시속 150㎞를 쉽게 넘기던 직구 구속이 다소 줄었고 제구는 나아지지 않았다. 몰리는 공이 많아지면서 난타당하는 상황도 자주 나온다.
지난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3⅓이닝 9실점으로 데뷔 후 최다 실점의 멍에를 쓰기도 했다.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한화도 결국 결단을 내렸다. 한화는 두산전 이후 문동주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면서 휴식을 주기로 했다.
반면 입단 동기 김도영은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3월 치른 6경기 타율이 0.154에 머물며 지난해의 손가락 부상 여파가 이어지는 듯했는데, 4월 들어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는 팀이 치른 24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해 0.380(100타수 38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이 기간 10개의 홈런과 14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 역사상 월간 10-10을 달성한 첫 사례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 부침을 겪는 동안 이범호 KIA 감독이 신뢰를 이어갔고, 김도영 역시 이내 회복해 보답하는 모양새다.
이 감독은 김도영에게 '홈런타자'의 자질이 충분하다며 많은 장타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체구는 크지 않지만 홈런타자 못지않은 타구 속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도영의 올 시즌 타구 속도는 평균 시속 143.0㎞로, 리그 전체 5위다. 맷 데이비슨(NC·150.1㎞), 오스틴 딘(LG·145.9㎞), 강백호(KT·145.5㎞), 김재환(두산·144.8㎞) 등 홈런타자들이 그의 위에 포진해 있다.
시즌 10홈런으로 리그 선두 최정·한유섬(이상 SSG)에 한 개 뒤진 김도영은, 도루 역시 14개를 성공하는 동안 단 한 개밖에 실패하지 않는 높은 성공률을 자랑한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40-70의 괴력을 발휘했던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는, 만 21세의 김도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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