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던 한화·키움의 급추락, 인기구단 KIA-롯데는 극과 극 [프로야구인사이트]

한화 '리빌딩 종료' 무색한 경기력…'꼴찌 후보' 키움 한계 뚜렷
KIA '최소경기 20승', 견제하는 NC·삼성…롯데는 여전히 꼴찌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1대7 대패를 당한 한화 선수들이 응원 온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시즌 초반 뜨겁게 불타올랐던 지난해 9, 10위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기세가 빠르게 식고 있다. 한때 선두에 올랐던 한화는 8위로, 2위까지 치고 올랐던 키움도 7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같은 '추락'이라도 체감은 확연히 다르다. 애초의 기대치가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대전 홈팬 성원에도 최악의 경기력무너지는 한화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큰 기대를 모았다. 안치홍의 FA 영입과 함께 '메이저리거' 류현진이 12년 만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홈런왕으로 거듭난 노시환과 1년 전 FA로 합류한 채은성, 발전이 기대되는 '영건' 문동주와 김서현까지. 한화를 '5강 후보'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실제 4월 초반 선두를 질주할 때만 해도 이런 기대는 현실화되는 듯했다. 한화 역시 "리빌딩은 끝났다"며 들뜬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돌풍은 한 달을 채 가지 못했다. 연패를 거듭하면서 순위가 빠르게 내려갔다. 지난주 6연패를 간신히 끊었지만 1승(5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8패)을 따냈을 뿐이다.

단순히 패배의 숫자가 늘어난 것만 문제가 아니다. 경기력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한화는 지난주 6경기에서 무려 50점을 내줬고, 평균자책점이 9.35로 최하위였다. 팀 타율 역시 0.233로 9위였다.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통산 100승에 도전하는 한화 류현진이 3회말 1사 1,2루에서 kt 천성호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지난 24일 KT 위즈전에선 류현진이 개인 통산 100승에 도전했지만, 수비 실책을 남발하며 자멸했다. 한화가 자랑하던 영건 문동주는 지난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⅓이닝 9실점의 데뷔 최악 투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형편없는 수비와 선발투수의 조기 강판, 물방망이까지. 최근 몇 년간 최하위를 전전할 때 한화가 반복했던 패턴이 그대로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경기를 앞두고는 1군 타격코치를 정현석 코치에서 강동우 코치로 바꾸는 등 개막 이후 가장 먼저 코치진 개편의 칼을 빼 들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한화의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개막 이후 전 경기(15경기) 매진으로 연속 경기 매진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선수단은 팬들의 성원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생소한 이름 많은 키움, 부상 악재에 초반 기세 못 이어

키움의 최근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주 6연전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고 최근 7연패, 10경기에선 1승밖에 따내지 못했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화보다 성적이 좋지 못한 셈이다.

지고 있는 팀의 분위기가 좋을 리는 없겠으나, 한화와의 결이 다른 것은 분명하다. 키움은 시즌 시작 전 독보적인 '꼴찌 후보'로 꼽혔기 때문이다.

키움은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 안우진의 부상과 입대로 투타의 기둥이 빠졌지만 이렇다 할 보강은 없었다. 이미 지난해 최하위였기에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였다.

그런 키움이 시즌 초반 한때 상위권에 오른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과감하게 내세운 젊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씩씩하게 제 몫을 해내고, 최주환과 이형종, 이원석, 문성현 등 베테랑들이 뒤를 받쳐줬다. 김혜성이 살아나고 이주형이 부상에서 돌아오며 더욱 탄력을 받았다.

키움 김혜성. /뉴스1 DB ⓒ News1 이동해 기자

하지만 '돌풍'은 오래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젊은 선수들 일색의 엔트리는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들도 특출난 기량을 가지진 못했기에 팀을 이끌 구심점이 부족하다.

여기에 주전들의 줄부상이라는 악재도 이어지고 있다. 키움은 주전 포수 김동헌을 시작으로 외야수 이주형, 이형종, 내야수 이재상 등이 이탈했다. 김혜성도 어깨 통증으로 한동안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애초 '없는 살림'에 부상자까지 속출하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팬들도 전력 보강이 부족한 팀을 비판할지언정 선수단에 책임을 묻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 / 뉴스1 DB ⓒ News1 민경석 기자

◇주춤해도 선두 달리는 KIA…꼴찌 탈출이 어려운 롯데

선수 자리는 KIA 타이거즈가 굳게 지키고 있다. 지난주 키움과의 주중 3연전을 싹쓸이하며 구단 역사상 최소 경기 20승(27경기)을 달성했다.

양현종은 개인 통산 170승, '영건' 김도영은 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이후 열린 LG 트윈스와의 주말 3연전에선 첫 2경기를 내줬지만, 28일 경기를 승리했고, 결국 주간 4승2패로 승패 마진을 더 늘렸다. 주장이자 간판타자인 나성범도 28일 복귀해 대타로 출전하는 등 타선은 한층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KIA의 뒤는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쫓고 있다. NC는 지난주 4승2패, 삼성은 5승1패의 호성적을 냈다. KIA와의 격차는 각각 2, 3게임이다.

NC와 삼성 역시 시즌 전 상위권으로 평가받진 못했던 팀이다. 하지만 NC는 외국인 선수들을 필두로 한 선발 마운드의 경쟁력, 삼성은 임창민-김재윤-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불펜의 안정을 토대로 탄력을 받고 있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뉴스1 DB ⓒ News1 장수영 기자

반면 롯데 자이언츠는 좀처럼 최하위 탈출이 어렵다. 지난주 NC에 3연전을 싹쓸이 당하는 등 1승4패에 그쳤다. SSG 랜더스전에선 최정의 역대 홈런 신기록(468호)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마성의 남자' 황성빈의 활약 속에 분위기를 타는 듯했지만, 그가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분위기가 다시 차갑게 식었다.

특히 근소한 격차의 경기에서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등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이 아쉽게 느껴진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