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의 홈런 시계, 1호부터 468호까지 걸린 '6913일'
'전설' 이승엽 넘어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
2006년부터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달성
- 이상철 기자
(부산=뉴스1) 이상철 기자 = 지난 2005년 5월 21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SK 와이번스전. 7회초 네 번째 타석에 선 '고졸 신인' 최정(37·SSG 랜더스)이 이보근의 공을 힘껏 때려 펜스를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KBO리그 홈런왕 역사의 한 페이지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6913일 뒤 최정은 '전설' 이승엽(48)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가 됐다.
최정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서 5회초 1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앞선 두 타석에서 각각 삼진,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최정은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5회초 2사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롯데 선발 투수 이인복의 초구 슬라이더가 가운데 몰리자, 배트를 휘둘렀다. 최정의 타구는 멀리 날아가 펜스 높이가 6m에 달하는 왼쪽 '사직 몬스터'를 넘겼다.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9회말 467호 동점 홈런을 치며 이승엽 감독과 타이를 이룬 최정은 8일 후 통산 홈런 부문 단독 1위에 등극했다.
17일 경기에서 KIA 선발 투수 윌 크로우가 던진 150㎞ 투심 패스트볼을 옆구리에 맞았던 그는 극심한 통증에 숨 고르기를 했고, 이번 사직 3연전을 통해 돌아와 홈런을 때렸다.
최정의 통산 468호이자 시즌 10호 홈런이다. 그는 KBO리그 최초로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의 금자탑을 세웠다.
데뷔 시즌 45경기에서 홈런 한 개만 때렸지만, 2006년 홈런 12개를 쳤고 그 뒤로 매년 꾸준하게 10개 이상의 타구를 외야 관중석으로 날렸다. 2016년(40개)과 2017년(46개), 2021년(35개)에는 홈런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사직구장에서 터진 최정의 26번째 홈런이다. 최정은 홈구장인 문학구장에서 가장 많은 253개 아치를 그렸고, 그다음으로 대전구장(34개), 잠실구장(31개), 사직구장에서 많은 홈런을 쳤다.
전국 야구장에서는 20시즌 동안 최정의 홈런이 나왔다. 야구팬은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20개)와 대구시민구장, 수원구장(이상 16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15개), 마산구장(14개), 고척스카이돔(12개), 광주무등구장(11개), 목동구장(9개), 창원NC파크(8개), 포항구장(3개) 등에서도 최정이 펜스를 넘기는 타구를 지켜봤다.
최정이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팀은 한화 이글스로, 독수리 군단을 상대로 총 68개를 기록했다.
단, 그의 홈런은 상대 팀을 가리지 않고 팡팡 터졌다. 삼성 라이온즈(63개), 두산(56개), KIA 타이거즈, 롯데(이상 53개), 키움 히어로즈(49개), LG 트윈스(46개), NC 다이노스(45개), KT 위즈(30개)를 상대로도 수많은 홈런을 쳤다. 해체된 현대를 상대로도 마수걸이 홈런 포함 5개를 때렸다.
최정의 홈런 468개 중 그랜드슬램은 13개다. 통산 만루 홈런 부문에서 강민호(삼성)와 함께 공동 2위이며, 이 부문 1위 이범호 KIA 감독(17개)과는 4개 차다. 1점 홈런이 265개로 가장 많고, 2점 홈런이 130개, 3점 홈런이 60개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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