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현-최지민-정해영…선두 KIA의 힘은 '철옹성' 필승조에서 나온다

필승조 3인, 9홀드 10세이브 합작…장현식·곽도규도 힘 보태
5회까지 앞선 경기 10승 무패, 불펜 ERA 유일한 2점대

KIA 타이거즈 마무리투수 정해영. /뉴스1 DB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주전들의 줄부상에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KIA 타이거즈의 진정한 힘은 '마운드'에 있다. 특히 경기 후반 흔들림이 없는 필승조가 철옹성 같은 단단함으로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KIA는 15일 현재까지 진행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서 시즌 전적 14승4패(0.778)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애초 우승 후보로 분류된 팀이지만, 예상보다 더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나성범, 황대인, 임기영, 박찬호, 이의리 등 주전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한 가운데서도 흔들림이 없어 더 인상적이다.

백업 선수들이 빈 자리를 잘 메워주는 것도 중요한 이유지만,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투수력이다.

KIA는 현재까지 팀 평균자책점이 2.87로 압도적 1위다. 2위 NC 다이노스(3.71)와의 격차도 꽤 크고 3위 이하는 전부 4점대다.

팀 타율(0.301)도 유일한 3할대로 1위지만 2위 LG 트윈스(0.296)와의 격차가 크지는 않다. 마운드의 힘이 압도적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불펜진이 안정돼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3.09로 NC(3.08)에 이은 2위인 데 비해, 불펜 평균자책점은 2.57로 압도적 1위다. 2위인 SSG 랜더스(3.46)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KIA 셋업맨 최지민. /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이 중에서도 앞서고 있을 때 가동되는 '필승조'가 강력하다. 선발투수가 6회까지 책임져주면 7회부터는 전상현, 최지민, 정해영이 1이닝씩을 막아준다. 상황에 따라선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질 때도 있다.

전상현이 2승1패 6홀드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 중인데, KIA 필승조에선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최지민은 9⅔이닝을 던지면서 1패 2세이브 3홀드에 평균자책점 0.93이고 마무리 정해영은 8경기에서 8⅓이닝을 던져 8세이브, 평균자책점이 '제로'다.

세 명의 필승조가 벌써 9홀드에 10세이브를 합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셋 모두 강력한 구위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타입이라 쉽게 정타를 허용하지 않는다.

혹여 선발투수가 6회를 채우지 못해도 괜찮다. 세 명의 필승조 앞에 나설 수 있는 장현식과 곽도규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KIA 전상현.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장현식은 10경기에서 8⅔이닝을 던지며 4홀드에 평균자책점 1.04, 좌완 '스페셜리스트' 곽도규는 11경기에서 8⅓이닝을 던져 4홀드에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 중이다. 둘 다 필승조로도 손색이 없는 성적으로 전상현, 최지민, 정해영의 과부하를 막고 있다.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모자람이 없는 KIA 불펜은 '역전패'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KIA는 5회까지 앞선 10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불펜이 리드를 날린 '블론세이브'가 한 번도 없는 유일한 팀이다.

KIA의 필승조는 '왕조' 시절의 삼성 라이온즈와 비견될 정도다. 안지만-정현욱-권혁-권오준-오승환의 최강 불펜진을 보유했던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하며 리그를 호령했다.

KIA 역시 삼성의 전철을 밟을 수 있을까. 적어도 시즌 초반 KIA 필승조는 그때 삼성 못지 않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