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감독' 이범호의 KIA 선두 질주, '명장' 김태형의 롯데는 꼴찌 추락

[프로야구인사이트] KIA, 줄부상에도 6연승…롯데는 투타 붕괴 6연패
NC·키움·SSG도 '약체' 전망 딛고 호성적 계속…5할 무너진 LG·한화

이범호 감독의 KIA 타이거즈.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시즌 전 나란히 신임 사령탑을 맞이했던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희비가 지난주 극명하게 엇갈렸다.

리그 최초의 1980년대생인 '초보 감독' 이범호 감독을 영입한 KIA는 연전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한 반면, 두산 시절 7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며 '명장' 반열에 오른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롯데는 꼴찌로 추락했다.

◇부상자 공백은 없다, 초보답지 않은 '여우' 이범호의 KIA

KIA는 지난주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서 6연승을 질주했다.

KIA는 주중 3연전에서 LG 트윈스를, 주말 3연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각각 스윕했다.

한 주간 전승을 기록한 KIA는 시즌 전적 14승4패(0.778)로 선두를 질주했다.

KIA의 상승세가 더욱 돋보이는 점은 주전들의 부상 악재가 겹친 상황을 극복한 것이기 때문이다.

KIA는 나성범을 시작으로 황대인, 임기영, 박찬호, 이의리 등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해에도 시즌 내내 부상 악재가 시달리던 KIA는 6위에 그친 바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베테랑 서건창을 필두로 이우성, 홍종표 등이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며 '잇몸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의 '외인 원투펀치'가 강력하다는 점 역시 작년과 크게 다른 점이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13일 한화 이글스전 승리 이후 최지민을 격려하고 있다. (KIA 제공)

여기에 이범호 감독의 '초보' 답지 않은 침착한 운영 또한 돋보인다.

부상자가 이탈하는 상황에서도 준비된 플랜 B, C를 그대로 가동하고 타선에서도 김태군과 김선빈 등 베테랑들을 쉬게 해주는 여유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한화전에선 경기 전 마무리 정해영에게 휴식을 주겠다고 한 자신의 말을 끝까지 지켜내기도 했다. KIA는 11-2로 앞서던 경기에서 불펜 난조로 11-9까지 추격당했는데, 이 감독은 끝까지 정해영을 내지 않고 승리를 지켰다.

정해영에게 휴식을 주기로 한 근거가 불펜 피칭을 포함해 '사실상 3연투'를 했다는 것이라는 점은 놀라움을 느끼게 할 정도다. 혹시라도 역전패했을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초보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13일 키움 히어로즈전 도중 ABS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롯데 제공)

◇명장도 소용없나…팀 분위기 최악 치닫는 롯데

반면 롯데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지난주 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와의 6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최하위로 추락했다.

18경기를 치른 롯데는 현재 4승14패, 승패마진 '-10'에 승률이 0.222에 불과하다.

팀 타율이 0.243로 꼴찌이고 팀 평균자책점도 5.24로 8위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버텨주던 선발진도 지난주 박세웅, 찰리 반즈, 나균안이 차례로 무너졌다.

더그아웃 분위기도 침울할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은 13일 키움전에선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며 항의했고, 다음날 경기에 앞서선 "ABS 판정 기준을 모르겠다. 경기력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고 작심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어진 14일 키움전에선 6회초 1사 만루에서 등장한 유강남이 '스리볼 타격'으로 병살타를 치자 화를 식히지 못하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이 고영민 코치와 유강남을 불러놓고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KBO리그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던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롯데는 야심 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최악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9대4 완승을 거둔 키움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NC·키움·SSG의 상승세 언제까지…LG·한화는 주춤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 SSG 랜더스는 시즌 초반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각각 4승2패씩을 쌓으며 KIA의 뒤로 2~4위를 마크했다.

NC는 카스타노와 하트에 신민혁까지 1~3선발이 안정됐고, 박민우, 박건우, 손아섭 등 타선의 응집력이 좋다.

키움도 후라도와 헤이수스 등 두 외인투수가 버텨주는 가운데 김선기, 하영민 등이 선발진 '새 얼굴'로 등장했다. 타선은 최주환과 이형종이 중심을 잡고 도슨과 김혜성이 활약하고 있다.

SSG는 팀 타율 6위, 팀 평균자책점 7위에 그친 것에서 보이듯 이기는 경기와 지는 경기의 편차가 크다. 더거와 박종훈, 오원석 등 세 명의 선발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우승팀 LG 트윈스와 '돌풍의 팀' 한화 이글스는 지난주 나란히 1승5패로 흔들렸다.

LG는 오지환과 박해민 등 지난해 주역들이 부진하고, 한화는 류현진이 감격의 첫 승을 거뒀지만 나머지 경기를 모두 패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 두 팀 다 시즌 승률 5할이 무너졌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