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팀서 'MVP 클래스' 살아나나…서건창, 홈런 포함 3안타 맹위

KT전서 동점타에 역전 홈런…3루타 빠진 사이클링 히트
나성범·황대인 빠진 KIA, 이우성에 서건창까지 완벽 대체

서건창이 3일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2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KIA 제공)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재기가 쉽지 않아 보였던 서건창의 시즌 초반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고향 팀에서 심신의 안정을 찾으면서 예전의 날카로웠던 감각이 돌아오고, 200안타를 때려냈던 그 시절 'MVP' 클래스'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서건창은 3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7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1홈런) 2득점 3타점으로 활약,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서건창은 이날 KIA 타선의 '핵심'이었다. 서건창의 안타가 곧 득점으로 이어졌다.

그는 0-1로 뒤지던 2회초 1사 1,3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첫 2개의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지켜보며 볼카운트가 불리해졌는데, 3구째 공을 밀어쳐 좌전 적시타로 만들었다. 1-1 동점을 만든 귀중한 안타였다.

두 번째 타석에선 자신의 힘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서건창은 1볼1스트라이크에서 KT 선발 엄상백의 3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으로 연결했다.

서건창이 홈런을 터뜨린 것은 무려 560일 만이다. 마지막 홈런은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2022년 9월21일로, 당시 상대는 공교롭게도 현 소속팀인 KIA였다.

KIA 서건창이 3일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4회초 2점홈런을 때린 뒤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최형우의 축하를 받고 있다. (KIA 제공)

엄상백을 상대로 8타석 5타수 3안타 3볼넷으로 매우 강했던 서건창은 이날 경기에서도 맹활약하며 '킬러'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날 서건창의 활약은 비단 엄상백을 상대로만 펼쳐진 것은 아니었다. 엄상백이 내려간 이후에도 서건창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돌아갔다.

그는 6회초 1사 1루에서 KT의 바뀐 투수 주권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다. 후속 타자 김태군의 적시타로 3루 주자와 2루 주자 모두가 홈을 밟았고, KIA는 5-1로 멀리 달아났다.

서건창은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선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3루타를 쳤다면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할 수 있었지만 그러진 못했다.

서건창은 한때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활약한 선수였다. 그는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로 시절이던 2014년 타율 0.370에 KBO리그에서 전무후무한 200안타(201안타)를 터뜨리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당시 52홈런의 박병호, 유격수로 40홈런을 터뜨린 강정호를 제칠 정도로 강렬한 임팩트였다.

넥센(현 키움) 시절 리그 최고의 타자로 활약했던 서건창. /뉴스1 DB ⓒ News1 송원영 기자

그러나 LG 트윈스 이적 후 급격한 하향세를 겪었고, FA 신청을 3년 연속 보류했다. 지난해엔 LG의 통합 우승에도 1군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채 멀리서 지켜봐야만 했다.

그리고 올 시즌 방출을 겪은 뒤 고향 팀 KIA로 이적하며 재기를 꿈꿨다. 아직은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지난 몇 년과는 확실히 다른 몸놀림을 보이며 기대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이적 후 첫 안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득점 2타점으로 활약했던 그는, 전날 KT전(2타수 1안타)에 이어 이날 또 한 번 3안타로 활약했다. 타격에서만큼은 예전의 활약을 기대할 만한 정도다.

KIA 입장에서도 서건창의 활약은 반갑기 그지없다. KIA는 시즌 전 나성범, 개막 직후엔 황대인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1루수 경쟁자로 꼽히던 이우성이 외야로, 서건창이 1루수로 자리를 잡으며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주고 있다.

특히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서건창의 반등은 KIA 입장에선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