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나서면 5이닝 이상 2실점 이하…한화, 막강 선발왕국 됐다
류현진 비롯해 산체스·페냐·문동주·김민우·황준서 모두 호투
"새삼 선발 투수의 중요성 크게 느껴"…최원호 감독도 만족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12년 만에 복귀한 한화가 과거와 확실히 달라졌다.
과거 한화는 '현진 이글스'라고 불릴 정도로 류현진이 등판할 때를 제외하고는 믿고 맡길만한 선발 투수가 없었다. '류패패패패'라는 당시 암흑기를 대변하는 밈이 돌기까지 한 이유다.
그러나 올 시즌 한화의 선발진은 과거와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까지 한화가 9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류현진을 제외한 5명의 선발 투수가 모두 선발승을 거뒀다. 단순히 승리만을 챙긴 것도 아니다.
외국인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27)와 펠릭스 페냐(35), 국내 선발 김민우(29), 문동주(21), 황준서(19)는 선발 등판 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 2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시작은 한화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은 페냐였다. 류현진의 복귀 등판으로 주목을 받았던 개막전을 패배한 이후 자칫 연패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페냐는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LG 강타선을 상대로 6⅔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첫 승을 따냈다.
이어 치러진 SSG 랜더스와 인천 원정에서 김민우(5이닝 2피안타 무실점), 산체스(5⅔이닝 3피안타 1실점), 문동주(5이닝 6피안타 2실점)가 차례로 첫 승을 신고했다.
류현진도 두 번째 등판해서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다. 류현진은 지난달 29일 KT 위즈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류현진이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한화는 끝내기 안타로 연승을 이어갔다.
로테이션이 한 바퀴 돈 뒤에도 한화의 선발 야구는 계속됐다. 페냐가 KT와의 2차전에서도 승리한 뒤 이번엔 대체 선발로 나선 '고졸 신인' 황준서가 지난달 31일 선발로 나서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낸 것은 2006년의 류현진 이후 18년 만이다.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패하면서 연승행진이 끝났지만 이 경기에서도 선발진의 호투는 계속됐다. 이날 선발로 나선 산체스는 5⅔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선발진이 제 몫을 해주면서 한화는 패하더라도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연승 기간 중 "결국 선발투수가 무너지지 않아야 경기 초중반을 대등하게 갈 수 있다"며 "최근 경기들을 통해 정규 시즌에는 선발투수의 중요성이 엄청 크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고 현재 팀의 선발 투수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3일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는 문동주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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