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2238경기 출장 新 강민호 "후배들을 위해 오랫동안 뛰겠다"
2004년 프로 입문 후 21시즌 만에 대기록 달성
"다음 생에도 포수 맡을 것, 희로애락 느낄 수 있어"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KBO리그 통산 최다 출장 신기록을 수립한 포수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가 철저한 몸 관리 속에 경쟁력을 유지해 계속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민호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5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로써 2004년 프로로 입문한 강민호는 21시즌 만에 통산 2238경기에 출전, 2237경기를 뛴 박용택(45)을 넘어 KBO리그 최다 출장 기록을 새로 썼다.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강민호는 "위대한 선배의 기록에 도달한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 앞으로 후배들이 내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래도 큰 부상 없이 지금까지 잘해온 것 같다. 건강한 신체를 만들어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또한 프로 생활을 하면서 내 몸을 치료하고 관리해 주신 트레이너분들 생각도 많이 난다. 수많은 분이 계셨기 때문에 오랫동안 건강하게 야구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다 출전 기록이 내가 작성한 수많은 기록 중 가장 소중하다.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고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포수로서 이 기록에 도전해 왔다는 걸 스스로에게 손뼉 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 강민호는 2004년 신인 2차 3라운드 17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고, 첫 시즌에 3경기를 뛰었다. 2005년부터 출전 기회가 많이 늘어난 그는 2006년 주전 포수로 발돋움했고, 이후 성실한 몸 관리와 꾸준한 기량으로 활약해 왔다.
2238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05년 4월 5일 사직 현대 유니콘스전이다. 그는 이 경기에서 2회 현대 투수 전준호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치며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다.
강민호는 "정말 많은 경기가 생각나지만 2년 차인 2005년 홈 개막전이 생생하게 기억 남는다. 2004년에도 3경기를 뛰었지만, 그때는 최하위로 처져 있을 때라 별로 긴장하지 않았다. 그런데 2005년 홈 개막전에 매진(3만석)이 됐다. 정말 많이 긴장했는데 선발 출전해 내가 결승타까지 때렸다. 전준호 선배를 상대로 안타를 쳤던 걸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며 웃었다.
특별히 힘든 기억은 없지만, 강민호 야구 인생에 큰 변곡점이 될 순간은 있었다. 2009년 팔꿈치 통증을 느낀 그는 결국 9월에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때 1루수로 포지션을 바꿔야 하나 고민도 해봤다고. 하지만 포수 마스크를 계속 쓰기로 결심했고, 그로 인해 '철인 포수'로서 가치 있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최다 출장 기록을 작성했지만, 강민호는 계속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는 매년 구단 신체검사를 받고 나면, 전년도보다 몸이 더 좋다고 웃었다. 다만 특별히 몇 경기까지 출전하겠다고 목표를 설정하진 않았다.
강민호는 "오늘이 매우 특별한 날이지만 내 야구 인생의 하루일 뿐이다. 미래가 더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기록을 의식하면 경기한 적이 없다. 계속 경기를 뛰다 보니 최다 출장 기록에 도달했다. 과거에는 마흔 살을 넘으면 은퇴해야 했다. 후배들을 위해서도 나이가 있어도 경쟁력이 있다면 프로 세계에서 계속 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녹슬지 않은 기량을 펼친 강민호는 2021년 시즌을 마친 뒤 삼성과 계약기간 4년, 총액 36억 원 조건으로 세 번째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다. 그는 네 번째 FA 계약을 체결, 2026시즌에도 계속 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강민호는 "몸 관리를 잘하면 FA 계약을 네 번이나 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은 욕심이 있다. 오랫동안 뛰겠다"고 말했다.
포수에 대한 애착도 강하다. 강민호는 "포수가 정말 힘든 포지션이지만, 어떤 포지션보다 희로애락이 크다. 그것이 포수의 가장 큰 매력이다. 만약에 다음 생에도 야구한다면 그때도 포수를 맡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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