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조의 스타트' 최형우 "나성범 돌아오면 수비 나갈 준비 돼 있어"

2G 연속 홈런포, 통산 4위…"홈런 생각 전혀 안해, 보너스 같아"
"팀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느낌…나성범 오면 더 강해질 것"

만 41세 시즌에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KIA 최형우.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어느덧 만 41세이지만 최형우(KIA 타이거즈)는 전혀 나이를 먹은 것 같지 않은 느낌이다. 스스로도 "아직 힘이 떨어졌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할 정도다.

올 시즌 초반 최형우의 페이스는 놀랍다. 3경기에서 10타수 4안타(0.400), 2경기 연속 홈런포까지 기록한 최형우는 "야구 인생에서 이렇게 스타트가 좋은 적이 없었다"며 웃어 보였다.

최형우는 27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석 3타수 1안타(1홈런) 1득점 2타점을 기록,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최형우의 안타는 한 개뿐이었지만 영양가는 만점이었다.

1회말 2사 2루에서 결승 투런 아치를 쏘아 올렸는데, KIA는 이 홈런 이후 4점을 더 내 1회에만 6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롯데 선발 나균안을 일찌감치 무너뜨리면서 쉽게 경기를 가져갔다.

최형우는 홈런 상황에 대해선 "타이밍이 잘 맞았다. 그래도 밀어친 타구라구라 긴가민가했다. 공이 너무 높게 뜬 게 아닌가 했는데 넘어가더라"고 설명했다.

전날 경기에 이어 연이틀 홈런을 쏘아 올린 최형우는 개인 통산 375홈런으로 은퇴한 이대호(374홈런)를 넘어 통산 홈런 단독 4위에 올랐다.

KIA 최형우. (KIA 제공)

그러나 최형우는 '홈런 기록'만큼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홈런을 욕심 내본 적이 없다"면서 "겸손이 아니라 정말 홈런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찬스에만 잘 쳐야겠다고 생각하는데 길게 하다 보니 어느새 쌓여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 41세 베테랑의 활약 속에 KIA는 초반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KIA가 개막 이후 첫 3경기를 모두 잡은 것은 2015년(6연승)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최형우도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좋은 스타트를 끊고 있다"면서 "초반에 잘했던 기억이 거의 없는데 팀과 함께 잘 되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특히 KIA는 현재 주축 타자 나성범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좋은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최형우가 4번 타자 자리에서 나성범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는 것이 크다.

최형우는 "내가 (나)성범이의 공백을 메운다기보다는 우리 팀의 라인업이 괜찮다"면서 "내가 할 것만 적당히 하면 다른 후배들이 알아서 잘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베테랑 타자는 나성범의 빠른 복귀를 기원했다.

그는 "나성범이 빠지면서 분위기가 무너질 수도 있었는데 후배들이 잘해주고 있다"면서 "지금 분위기로는 꾸준하게 잘하면서 하락세를 타지 않을 것 같은데, 성범이가 오면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나성범이 복귀한다면 수비로 나갈 의향도 있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나성범은 복귀 후 당분간은 수비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주일 전부터 수비 연습을 하고 있다"면서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필요하면 해야 하지 않나. 정 안 되면 내가 대타 요원으로 가고 성범이가 지명타자로 가도 된다"고 웃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