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황성빈 '갈까말까' 도루 모션, 더는 못보나 …김태형 감독 "하지마"
"불필요하게 상대 자극하는 행동 필요 없어…과했다"
KIA 양현종 "그 선수 임무"…박찬호는 "스타일 존중"
- 권혁준 기자
(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27)이 1루에서 선보였던 '갈듯 말듯'한 액션의 도루 모션을 더는 못 볼 가능성이 커졌다. 사령탑 김태형 감독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27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감독은 전날 경기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바로 5회초 황성빈의 도루 모션에 관한 것이었다.
1사 후 안타를 치고 나간 황성빈은 갈듯 말듯 한 모션으로 상대를 교란했다. 좌완 투수인 양현종(KIA)은 그 모습을 정면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황성빈의 동작은 5차례 이상 이어졌고, 양현종이 투구판에 발을 풀고 잠시 황성빈을 쳐다보기도 했다.
경기 후 일각에서는 황성빈의 행동이 '매너'가 아니라는 비판 의견이 나오기도 했는데, 김태형 감독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김 감독은 "코치를 통해서 하지 말라고 전달했다"면서 "내가 다 민망하더라.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동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두 번 정도는 할 수도 있는데 계속하는 것은 좀 과했다"면서 "사실은 상대방이 신경을 안 쓰는 게 맞지만, 우리 입장에서도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할 필요는 없다. 내가 상대방 감독이라도 보기 안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예전에 감독들이 모여 3루 주자가 우완 투수의 보크를 유도하는 과한 동작도 자제하자고 의견을 모은 적이 있다"면서 "그런 부분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KIA 선수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거나, 존중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황성빈도루 모션을 눈 눈앞에서 본 양현종은 "순간적으로 의식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그게 그 선수의 임무이고 트레이드 마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KIA에서 가장 빠른 주자 중 하나인 박찬호 역시 "플레이스타일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는 "상대를 과하게 자극하지만 않는다면 자기 나름대로는 최선의 플레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만나서 인사할 때마다 '소신껏, 눈치 보지 말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고 했다.
KIA 선수들의 의견과는 별개로, 일단 김태형 감독의 '스톱 사인'이 나왔기에 황성빈 특유의 도루 모션은 보기 어려워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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