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등판이 '무사 만루'…김태형 감독 "강하게 키우려고 한 건 아닌데"

롯데 루키 전미르, 24일 SSG전 데뷔전…폭투 후 'KKK'
김태형 "어떻게 써야겠다는 구상이 나오는 투구" 만족

데뷔 첫 등판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롯데 루키 전미르. (롯데 제공)

(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강하게 키우려고 일부러 그렇게 기용한 건 아닌데…"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신인 투수 전미르(19)의 데뷔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촉망받는 신예라도 데뷔 첫 등판을 '무사 만루'에 하는 것은 쉽지 않았는데, 전미르는 그래도 제 몫을 해줬고, 사령탑도 만족스러워했다.

롯데는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롯데는 개막 2연전이던 23~24일 SSG 랜더스에 연달아 패했다. 2경기 모두 1~2점 차의 접전이었기에 아쉬움은 컸지만, 그래도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루키 전미르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전미르는 24일 SSG전에서 0-5로 뒤지던 8회말 무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했다. 앞서 등판한 우강훈의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생각보다 등판 시점이 빨라졌다.

무사 만루라는 최대 위기에서 프로 데뷔 첫 등판을 하게 된 전미르는 최지훈의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한 점을 내줬다. 하지만 폭투 직후의 투구로 최지훈을 삼진 처리했고 박성한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이후 최정, 하재훈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김 감독은 "퍼포먼스가 좋았다. 신인이 마운드에서 그 정도의 모습을 보여준 자체로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롯데 김태형 감독. /뉴스1 DB ⓒ News1 이광호 기자

빠른 볼과 더불어 각도 큰 커브가 날카롭게 들어갔다. 최정과 하재훈의 헛스윙을 유도한 공이 모두 커브였다.

김 감독은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잘 잡고, 커브로 승부를 보라고 했다"면서 "직구 구속도 시범경기보다 더 잘 나온다. 욕심 부리지 않고 오버페이스만 하지 않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신인을 굳이 강하게 키운다는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래도 마운드에서 배짱이 좋아 보였다. 아주 좋은 멘탈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미르는 그날 등판을 보니 앞으로 어떻게 써야겠다 하는 구상이 나온다"며 흡족해했다.

개막 2경기에서 모두 접전 끝에 패한 김 감독은 '선취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경기가 끌려가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힘들 수밖에 없다"면서 "초반에 선취점을 내고 지켜가는 쪽이 피로도가 덜하다. 그래도 모두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롯데는 이날 황성빈(중견수)-고승민(좌익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노진혁(유격수)-정훈(1루수)-김민성(3루수)-유강남(포수)-박승욱(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찰리 반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