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출발… 공수 짜임새 떨어진 한화, 류현진 등판에도 완패
LG와 개막전서 2-8 패, '5실점' 류현진 패전
수비는 치명적 실책, 공격은 결정타 부족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올 시즌 류현진의 복귀와 함께 KBO리그 판도를 흔들 복병으로 꼽힌 한화 이글스가 개막전부터 공수에서 세밀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쓴맛을 봤다.
한화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개막전에서 2-8로 졌다.
12년 만에 독수리 군단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으로 부진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삼진은 하나도 없었고 볼넷을 3개나 허용했다. 두 번이나 3타자 연속 안타를 맞는 등 크게 흔들렸다.
패배를 온전히 류현진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류현진은 동료들의 지원 부족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우선 지난해 정규시즌 최다실책 2위인 한화는 수비부터 부실했다. 이 경기에서 한화는 수비를 강화한 라인업을 짜서 실책 1개만 범했지만, 그 실책이 치명상을 줬다.
한화는 2-2로 맞선 4회말 2사 1루에서 2루수 문현빈이 신민재의 땅볼 타구를 포구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칼날 제구를 바탕으로 맞혀 잡는 투수다. 견고한 수비의 뒷받침이 있어야 했지만, 한화는 시즌 첫 경기부터 구멍이 났다.
결국 사달이 났다. 이닝은 끝나지 않았고, 한화의 수비 시간도 길어졌다. 류현진도 실책에 멘털이 흔들린 것인지 박해민과 홍창기, 김현수에게 3연속 안타를 맞았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2-2에서 2-5가 됐다.
3점 차라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거리지만 이날 한화 타선의 폭발력으로는 무리였다. 최원호 감독은 채은성과 안치홍, 김강민 등 베테랑이 잘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한화는 초반에 수많은 찬스를 만들고도 대량 득점에 실패했다.
한화는 2회초 무사 1, 2루-3회초 무사 1, 3루-4회초 무사 만루 등 결정적 찬스가 있었지만 단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2회초 무사 1, 2루에서는 문현빈이 번트를 시도했으나 상대의 수비에 막혀 2루 주자가 3루에서 아웃됐고, 뒤이어 김강민이 병살타를 쳤다. 특히 4회초 만루에서는 최재훈이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한 점을 땄을 뿐, 내야 땅볼 2개와 삼진 1개로 '변비 야구'를 했다.
한화는 LG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를 조기 강판시킬 기회를 놓쳤고, 흐름을 완전히 상대에게 넘겨줬다.
중반 이후 한화 타선은 추격의 동력도 상실했다. 5~9회초 한화 타자들은 단 한 명도 1루를 밟지 못하는 등 LG 마운드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그 사이에 한화는 불펜이 삐걱거리면서 LG의 뛰는 야구에 크게 당했다. 한화는 개막전에서 무려 6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류현진이 강판한 뒤 LG 주자들은 적극적으로 베이스를 훔쳤고, 한화는 이를 전혀 저지하지 못했다.
짜임새가 떨어진 독수리 군단은 결국 개막전부터 씁쓸한 완패를 당했다.
rok195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