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돌아온 류현진, 3⅔이닝 5실점 '패전'…김광현 통산 159승(종합)
LG, 한화 8-2 제압…2연패 향해 상쾌한 출발
'황금 계투' 삼성, 연장 혈투 끝 KT 격파
- 이상철 기자, 문대현 기자, 권혁준 기자
(서울·인천·수원=뉴스1) 이상철 문대현 권혁준 기자 = 2024 KBO리그 개막전에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12년 만에 '괴물'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4회도 못 버티며 패전 투수가 됐지만, 김광현(SSG 랜더스)은 통산 159승째를 거뒀다.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개막전에서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류현진을 앞세운 한화에 8-2로 이겼다.
LG의 새로운 1선발 디트릭 엔스는 6이닝 7피안타 2볼넷 1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타선에서는 테이블세터 박해민(4타수 2안타 1사구 1타점 1득점 3도루)과 홍창기(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1도루)가 공격을 이끌었고, 9번 타자 신민재도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크게 활약했다.
12년 만에 KBO리그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은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으로 부진했고,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류현진의 통산 53패(98승)째.
이 경기는 류현진의 복귀 무대로 주목받았다. 류현진은 2013~2023년 메이저리그에서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고 사이영상 2위에 오르는 등 정상급 투수로 활약했다.
2년 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복귀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해 반시즌 동안 건재함을 입증한 만큼 KBO리그에서 압도적 투구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LG도 주전 라인업을 고수, 정면승부를 택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우리 타자들이 충분히 류현진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 감독의 기대대로 LG 타선은 류현진의 공을 힘껏 때렸다. 2회말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신민재가 류현진의 몸쪽 직구를 받아쳐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올 시즌 복병으로 평가받는 한화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3회초 요나단 페라자의 1타점 2루타, 4회초 최재훈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한 점씩을 따며 2-2 균형을 맞췄다.
다만 한화는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회초 무사 1, 2루와 3회초 무사 1, 3루에서 결정적 한 방이 터지지 않았고 4회초 무사 만루 찬스에서도 내야 땅볼을 두 번이나 때려 대량 득점에 실패했다.
한화의 반격을 잘 막아낸 LG는 4회말 대거 3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2사 1루에서 신민재의 땅볼을 2루수 문현빈이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LG는 행운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박해민이 1타점 적시타, 홍창기가 2타점 적시타를 치며 5-2로 벌렸고 뒤이어 김현수가 좌중간 안타를 때려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기세를 높인 LG는 5회말과 7회말, 8회말 1점씩을 보태며 8-2로 달아났고 한화는 추격 의지가 완전히 꺾였다.
감독이 바뀐 팀끼리 맞붙은 인천 경기에서는 SSG가 '유통가 라이벌' 롯데 자이언츠를 5-3으로 눌렀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숭용 감독은 홈 개막전에서 승장이 됐다. 반면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김태형 감독은 롯데 사령탑 데뷔전에서 패장이 됐다.
SSG 선발 김광현은 5이닝을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버티며 승리 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통산 159승(88패)째를 올렸다.
SSG는 2-2로 맞선 3회말 홈런 한 방으로 승기를 잡았다. 최정이 2사 2루에서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의 초구 132㎞짜리 슬라이더를 당겨쳐 비거리 115m 좌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통산 459홈런을 쏘아 올린 최정은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한 최다 홈런(467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최정은 7회말 2사 2루에서도 적시타를 쳐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2점의 리드를 안고 9회초 등판한 문승원이 1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세이브를 올렸다.
이날 유일하게 연장 혈투가 펼쳐진 수원 경기에서는 삼성 라이온즈가 웃었다. 삼성은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원정 경기에서 연장 10회초에만 4점을 뽑아 6-2로 승리했다.
삼성은 3-3으로 맞선 8회말 2사 1, 2루에서 강백호의 장타성 타구를 우익수 김성윤이 '슈퍼 캐치'로 건져내며 실점을 막았다.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삼성은 10회초 KT 마무리 박영현 공략에 성공했다.
삼성은 1사 만루에서 대타 김현준 카드를 내세웠고, 김현준은 중전 적시타로 기대에 부응했다. 계속된 찬스에선 류지혁의 밀어내기 볼넷과 김영웅의 2타점 적시타가 이어지며 6-2까지 달아났다.
삼성은 선발 코너 시볼드가 6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했고, 7회부터 임창민-김재윤-오승환의 '황금 계투'가 이어 던졌다. 오승환은 개막전 승리투수가 됐다.
NC 다이노스는 창원 경기에서 맷 데이비슨의 끝내기 안타를 앞세워 두산을 4-3으로 격파했다.
NC는 6회말까지 두산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에 막혀 무득점으로 묶였지만 7회말 2점, 8회말 1점을 뽑으며 3-3으로 맞섰다. 그리고 9회말 2사 만루에서 데이비슨이 끝내기 안타를 치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KBO리그에 입성한 데이비슨은 데뷔 경기 첫 안타를 끝내기 안타로 장식한 역대 4번째 선수가 됐다.
9회초 2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한 이용찬은 공 한 개도 안 던지고 견제사로 이닝을 끝냈으며, 이후 타선의 도움을 받아 승리 투수가 됐다. 역대 최초로 0구(최소 투구) 승리 투수의 진기록도 작성했다.
앞서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에서 LA 다저스 타자들을 삼진 처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두산 신인 투수 김택연은 프로 데뷔전에서 혹독한 경험을 했다. 김택연은 2-0으로 앞선 7회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2실점으로 부진,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광주 경기에서는 KIA 타이거즈가 키움 히어로즈에 7-5 역전승을 거뒀다.
1회초 2점을 헌납한 KIA는 1회말 대거 5점을 뽑으며 전세를 뒤집었다. 4회말에도 최원준의 솔로포 등으로 2점을 추가했다.
KIA 선발 투수 윌 크로우는 5⅔이닝 동안 5실점(4자책)을 했지만 타선의 화끈한 득점 지원을 등에 업고 승리 투수가 됐다.
키움 베테랑 최주환은 1회초 투런포를 터뜨리며 시즌 리그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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