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보려고 수업도 뺐다"…대전 '시범경기' 3시간 전부터 장사진

KIA전 선발 등판…복귀 후 팬들 앞에서 첫 투구
좋은 좌석 차지하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팬 몰려

류현진의 등판이 예고된 12일 한화와 KIA의 시범경기에 많은 관중들이 모였다.ⓒ 뉴스1

(대전=뉴스1) 원태성 기자 = "오늘 수업도 빼고 왔어요."

12년 만에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대전 구장에서 투구하는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수많은 야구팬이 이른 아침부터 현장을 찾았다. '시범경기'임을 감안하면 확실히 특별한 관심이다.

류현진은 12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KBO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섰다.

11시즌 동안 메이저리그(MLB)에서 뛴 류현진은 지난달 한화와 계약기간 8년, 총액 170억 원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류현진은 지난 7일 한화 청백전에서 3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다만 관중의 입장이 제한된 구단 자체 연습경기였으니 아무래도 실전과는 거리가 좀 있었다. 당시 야구팬들은 한화 구단의 유튜브 '이글스TV'를 통해 류현진의 투구를 시청했다.

시범경기는 청백전과 다르게 야구장을 개방했다. 특히 무료입장이라 류현진의 투구를 좋은 자리에서 직접 보려는 팬들이 일찌감치 대전구장으로 몰렸다.

경기는 오후 1시에 시작했으나 오전 10시쯤부터 적잖은 이들이 출입구 앞에 줄을 섰다.

아직 3월 초인 데다 비까지 오락가락해 쌀쌀했지만, 팬들의 열기는 추위도 녹일 만큼 대단했다. 경기장 안팎에 치킨집과 닭강정 집은 정규시즌을 방불케 할 만큼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오전 9시에 경기장에 도착했다는 대학생 이 모 씨(22)는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데 지난 주말 고향에 내려왔다가 아직 올라가지 않았다"며 "오늘 류현진 선수가 시범경기에 등판하기 때문에 직접 보고 싶어 왔다"고 흥분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어린 시절부터 한화 팬이었는데 올 시즌은 기대가 많이 된다"며 "학교 수업이야 하루 정도 빠져도 되는데, 류현진 선수의 복귀 첫 등판을 직관할 수 있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지 않냐"고 웃어 보였다.

경기장에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시절 유니폼을 입고 온 팬들도 많았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과 원정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은 30대 남녀는 "류현진 선수가 지난 시즌에 부상 복귀해서 실망스럽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며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KBO리그에서 본인의 실력을 가감 없이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12년 만에 친정팀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이 7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2024.3.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시간이 흐를수록 예보됐던 비가 내리지 않자 더 많은 사람이 경기장을 찾았다. 오전 11시가 지나자, 줄은 경기장 밖 약 70m까지 길게 늘어섰다.

경기 시작 약 한 시간여를 앞두고 출입구가 개방되자 팬들은 홈 플레이트 뒤 좌석과 테이블석 등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 여기에 1루와 3루 좌석까지 많은 사람들이 자리했다.

한편 이날 한화는 최인호(좌익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안치홍(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문현빈(2루수)-김강민(중견수)-이도윤(유격수)-최재훈(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류현진이다.

KIA는 박찬호(유격수)-이우성(1루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장민기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