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한 선배' 류현진의 주문 "후배들이여, 내 방문을 두드려줘"

류현진 "어린 후배들이 적극적으로 다가와 주길 "

12년 만에 한화에 복귀한 류현진이 25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2.2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오키나와현(일본)=뉴스1) 원태성 기자 = 12년 만에 친정 복귀한 한화 이글스 '리빙 레전드' 류현진(37)에게 팀이 기대하는 것은 성적만이 아니다.

한화 구단도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등 어린 자원들이 많은 팀 사정상 경험이 많은 류현진이 이들의 성장을 이끌어 줄 선수가 되길 바라고 있다.

류현진도 이에 화답했다.

그는 지난 23일과 26일 한화의 2차 스프링 캠프 장소인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후배들이 나를 좀 어려워하는 것 같다"며 "아직은 야구장에서만 간단한 얘기를 하는 정도인데, 내 방문을 두드려도 되니 적극적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밥을 사줄 수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언제든지 밥을 사줄 의향이 있다"며 "밥값 한도는 없다"고 웃어 보였다.

이미 류현진은 훈련장에서 후배들에게 간단한 조언을 하는 등 먼저 다가가고 있다. 지난 26일 훈련에서도 황준서, 문동주 등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화 문동주와 황준서가 27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 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2024.2.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류현진의 제안에 후배들도 한발 더 다가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서현은 방문을 먼저 두드려도 된다는 류현진의 말을 전하자 "앞으로 더 많이 다가가야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문동주도 "아직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쉬운데 시간이 많으니 앞으로 더 다가가야겠다"며 "류현진 선배와 식사 자리가 예정돼 있어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렘을 숨기지 못했다.

한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을 포함해 김강민, 이재원, 안치홍 등 베테랑 선수들이 많이 합류했다. 이미 몇년 전부터 리빌딩을 하며 어린 유망주들이 조금씩 잠재력을 터뜨리는 상황에서 류현진 등 고참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한화 류현진이 27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오른쪽은 문동주.2024.2.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최원호 감독도 같은 견해다.

최 감독은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을 안 걸러주는 것이 팀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외적인 부분에서도 팀에 젊은 유망주들이 많이 있는데 그 선수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후배들에게 먼저 공개적으로 다가오라고 언급하고 후배들도 이에 응하는 상황에서 최 감독의 바람대로 팀의 베테랑과 어린 유망주간 조화는 시간문제일 것을 보인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