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윤도현, KIA 내야 경쟁 불붙이나…캠프서 불방망이로 눈길
KT전서 홈런 포함 4안타 맹타…쿠에바스 상대로도 안타
김선빈-박찬호-김도영 굳건하지만…'주전급 백업' 기대감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KIA 타이거즈의 3년 차 내야수 윤도현(21)이 스프링캠프에서 불방망이로 신임 사령탑 이범호 감독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이미 주전 자리가 대부분 정해진 KIA 내야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조짐이다.
윤도현은 지난 25일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서 3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그는 1회 첫 타석에서 지난해 '무패 승률왕'에 올랐던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때렸다. 리그 최고 수준의 투수를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는 스윙을 선보였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선 KT 루키 원상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때렸고, 5회엔 전용주에게 좌전 적시타를 쳐 타점을 추가했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김민에게 2루타를 때려내는 등 이날 KIA 타순의 핵심 역할을 했다.
물론 연습경기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3년 차 내야수가 시즌 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윤도현은 'KIA의 미래'로 꼽히는 김도영과 입단 동기다. 김도영이 1차 지명을 받은 뒤 윤도현은 2차 지명에서 2라운드 전체 15번으로 KIA에 입단했다.
입단 때부터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시범경기기 도중 중수골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데뷔 시즌을 허무하게 날렸다. 이후 오랜 재활 끝에 지난해부터 2군 경기에 나왔고 1군에는 단 한 경기 대수비로만 출전했다.
사실상 올해가 '1군 데뷔 시즌'이라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물론 '우승 후보'로 꼽히는 KIA의 내야진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지 않다. 골든글러브 경쟁을 벌였던 박찬호가 유격수, 2년 차에 이미 주전으로 도약한 김도영이 3루수, KIA의 터줏대감 김선빈이 2루수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윤도현이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포지션은 2루수다. 그는 고교 시절에도 송구가 다소 불안해 유격수로는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김선빈이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었기에 KIA의 입장에서도 서서히 미래를 대비할 때가 됐다. 윤도현이 '주전급 백업'으로 성장한다면 김선빈의 체력 안배도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
일단은 기존의 백업 내야수인 김규성, 새롭게 영입된 최우수선수(MVP) 출신 베테랑 서건창 등과의 경쟁에서 이겨내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타격 재능은 일찌감치 인정받은 만큼, 수비에서 안정감을 더하는 것이 윤도현의 숙제라 할 수 있다.
데뷔와 함께 스타가 된 입단 동기의 존재, 여기에 큰 부상까지 당하며 지난 2년간 빛을 보지 못했던 윤도현. 그는 올 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입증해 보일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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