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계약'이라 ML 마다했다?…류현진 "다년 계약, 내가 강력 거부"
"다년 계약 수락하면 '건강히 돌아온다' 약속 못 지켰을 것"
"8년 계약은 예상 못 해…한국 최고령 투수 영광스러울 것"
- 권혁준 기자
(인천공항=뉴스1) 권혁준 기자 = 오프시즌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의 계약이 길어질 때 줄곧 나왔던 이야기는 '계약 기간'이었다. 류현진이 다년 계약을 원하지만, 메이저리그(MLB) 구단에선 단년 계약만 제시해 조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류현진이 직접 전한 상황은 정반대였다. 류현진은 오히려 다년 계약을 거부했고, 단년 계약을 제시하는 팀들의 계약을 살펴봤다. 류현진이 다년 계약을 거부했던 가장 큰 이유는 '친정팀' 한화로의 복귀 열망이었다.
류현진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화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그는 전날(22일) 한화와 계약 기간 8년, 총액 170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복귀를 확정했다. 2012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 LA 다저스(2013~2019년), 토론토 블루제이스(2020~2023)에서 활약한 류현진은 12년 만에 친정팀으로 금의환향했다.
지난해를 끝으로 토론토와의 4년 계약이 끝난 류현진의 거취는 큰 관심사였다. 어느덧 30대 후반의 베테랑이 된 류현진이 친정팀으로 돌아올 것인지, 메이저리그에서 더 뛸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었다.
오프시즌 초반만 해도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잔류에 좀 더 무게가 실렸다. 류현진 본인의 의사가 강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4~5선발급 기량이 충분하기에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해를 넘겨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시점에서도 좀처럼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점차 한화 복귀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복귀가 확정됐다.
류현진은 복귀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다년 계약 얘기도 있었고, 충분한(후한) 대우의 1년 계약도 얘기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다년 계약 오퍼를 수락하면 계약이 끝날 때 거의 40살이 된다. 그러면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아서 강력하게 거부했다"고 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계약은) 최대 1년으로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들렸던 이야기와는 전혀 달랐다. 류현진이 '다년 계약'을 원해서 계약이 늦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년 계약 이외의 계약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앞서 '건강할 때 한화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던 류현진은, 진심으로 약속을 지키고 싶어 했다.
그는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화 역시 류현진의 진심에 제대로 '에이스 대접'을 해줬다. 역대 최장인 8년에 최고액인 170억 원의 계약을 안겼다.
류현진도 "8년 제안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손혁 단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해가 가더라"고 했다.
그는 "8년 계약을 맺으니, 책임감이 커진다"면서 "기간을 모두 채우면 한국 최고령 투수로 남게 되는데, 영광스럽고 자부심도 생길 것 같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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