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김재호' 두산, 2024년 유격수에 새 얼굴 찾을 수 있을까

'이승엽 감독 주목' 박준영, '포스트 김재호' 경쟁 앞서
새 주전 나오고 김재호가 뒤 받치는 게 이상적 시나리오

19일 오후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두산 로하스의 2루타때 1루 주자 김재호가 3루로 질주하고 있다. 2023.10.1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두산베어스 '리빙 레전드' 내야수 김재호(39)가 우여곡절 끝에 구단과 연봉협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2024시즌 두산의 최우선 과제는 여전히 포스트 김재호 찾기다. 팀의 현재와 미래 모두를 고려할 때 두산은 반드시 그의 후계자를 찾아야한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부터 '포스트 김재호' 찾기를 주요 과제로 삼았다. 시범 경기부터 안재석(22)과 이유찬(26)이 번갈아 가며 기회를 받았고 시즌 개막 유격수로는 이유찬이 낙점 받았다. 여기에 박계범(28)까지 기회를 받으며 시즌 초반 세 선수가 번갈아 가며 유격수 자리에 기용됐다.

그러나 누구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개막전 선발이었던 이유찬은 계속된 타격 부진에 장기인 수비까지 흔들리며 2군에 내려갔고 안재석과 박계범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유찬의 지난 시즌 타율은 0.243에 OPS 0.626, 안재석은 타율 0.188에 OPS 0.518이다. 한때 타율 3할을 치던 박계범도 시즌 마칠 때 성적은 타율 0.219 OPS 0.576에 머물렀다.

포스트 김재호 후보들이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자 두산은 다시 김재호를 선택했다. 김재호는 7월 팀이 11연승을 기록할 때나 8월 침체기에 빠질 때 모두 안정적인 수비와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다만 김재호도 세월의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었다. 9월부터는 1할대 타율에 허덕이며 체력적인 부담을 드러냈다. 두산으로서는 아직 가장 믿을 만한 유격수가 김재호이지만 불혹을 앞둔 그를 언제까지 믿고 주전으로 기용할 수는 없다.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두산 박준영이 4회초 1사 3루에서 역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3.10.1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그나마 두산에는 아직 긁지 않은 '포스트 김재호' 후보가 남아있다. 바로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두산에 합류한 박준영(27)이 그 주인공이다.

박준영은 2022년 12월 FA 자격을 얻어 NC와 4년 46억 원에 계약한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지명 두 달 전 어깨 탈구 수술을 받으며 재활하고 있던터라 두산에서의 데뷔는 늦어졌다.

7월 초 경기장에 복귀한 박준영은 데뷔가 늦은 만큼 7월 한달 동안 타율 3할3푼3리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알렸다. 시즌 최종 성적은 51경기 타율 2할2푼8리 4홈런 17타점이지만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엔 충분했다.

이승엽 감독도 박준영을 주목한다고 언급할 정도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물론 박준영 외에도 이유찬과 2020년 드래프트로 입단한 신예 박지훈(24) 등이 포스트 김재호 자리를 놓고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경쟁하는 중이다.

누가 됐든 시즌 초반 빠르게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는 것이 두산의 우선 과제다.

두산 입장에서는 경쟁 후보 중에서 새 유격수가 나오고 이번에 재계약 한 베테랑 김재호가 뒤를 받치는 구조가 가장 이상적인 새 시즌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