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상수 "축구 조규성 부담감 이해돼…클린스만호 아시안컵 우승하길"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 19년차 투수, 지난해 반등
"나이 많아 못 한다는 편견 지우도록 잘 할 것"
- 문대현 기자
(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롯데 자이언츠의 베테랑 투수 김상수(37)가 클린스만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을 기원했다.
김상수는 1일 스프링캠프지 괌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뉴스1과 만나 "어제(1월31일)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안컵 16강전을 챙겨봤다. 지고 있다가 후반 종료 직전 조규성이 동점골을 넣는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환호했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월31일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끝난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4PSO2로 이겼다.
김상수는 "조규성이 조별리그에서 득점하지 못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겠나. 같은 운동선수로서 그 부담감을 이해한다"며 "그러다 16강에서 중요할 때 한 방을 해줬다. 앞으로도 축구대표팀이 잘 해서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프로 19년차를 맞는 김상수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2006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했고 2010년부터 히어로즈의 유니폼을 입었다.
2021년에는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었으나 도드라진 활약을 펼치지 못해 방출 당한 뒤 롯데의 부름을 받아 2023년부터 거인 군단의 일원이 됐다.
거의 꺼져가는 불꽃과도 같았으나 롯데에서 부활에 성공했다. 지난해 불펜 투수로 67경기 52이닝 4승2패 1세이브 18홀드 평균차잭점(ERA) 3.12를 기록해 2019년(ERA 3.02)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롯데는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퍼뜨린 김상수에게 2년 최대 6억원(연봉 4억원+인센티브 2억원)의 비 FA 다년계약을 선물했다. 방출생에서 신분이 급상승한 김상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스프링캠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상수는 "산전수전 다 겪다 보니 어려운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번에 삼성 라이온즈로 간 (임)창민이형이 '나이가 많아 과소평가 받는 것을 오히려 즐긴다. 반전을 만들어 낼 여지가 더 큰 것 아닌가'라고 인터뷰한 것을 봤는데 나 역시 같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안정적인 상황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 만큼 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수는 올 초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롯데의 문화를 변화없이 계속 밀어 붙이면 계속 7~8등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자 일각에선 롯데 유니폼을 입은지 1년 밖에 안 된 선수가 문화를 운운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상수는 이에 대해 "팀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변화도 필요하다는 뉘앙스였는데 전달이 잘못됐다"며 "내가 베테랑으로서 팀을 좀 더 잘 이끌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 간 롯데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됐지만 올해에는 베테랑들이 대거 수혈됐다. 내야수 김민성, 오선진, 최항 등 제법 연차 있는 선수들이 모였다.
김상수는 "올 초 주장 (전)준우형 등과 해운대에 있는 장산에 오르며 결의를 다졌다.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는 힘들기도 했지만 그러면서 더욱 원 팀이 되고 있음을 느꼈다"며 "팀 내 베테랑들이 더 늘어난 만큼 같이 힘을 합쳐 좋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히어로즈 시절 한솥밥을 먹다 오랜만에 재회한 김민성에 대해선 "내심 우리 팀으로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실제로 이뤄져서 반갑고 좋다. 캠프 때부터 서로 의지하며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상수는 끝으로 "내가 롯데에 1년 밖에 있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 깊은 정이 들었다. 지난해보다 나도 잘 하고 팀도 더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다"고 전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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