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진만 감독이 오승환을 2군 캠프로 보낸 이유는
"자신의 루틴에 따라 몸 만드는 게 더 효과적"
"2월 중 1군 캠프 합류, 실전 감각도 쌓을 것"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2024시즌 스프링캠프 특이점은 두 가지다. 총 135명의 대규모 1·2군 선수단이 일본 오키나와에 캠프를 마련해 새 시즌을 담금질하고, 베테랑 오승환이 1군이 아닌 2군 캠프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2019년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삼성으로 복귀한 오승환이 2군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20~2023년 스프링캠프에서는 모두 1군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승환이 2군 선수단과 동행하는 것은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몸을 만들라는 박진만 감독의 배려다. 오승환 외에도 백정현, 김대우, 이민호, 김헌곤, 김동엽, 강한울 등 베테랑이 대거 2군 캠프에 포함됐다.
30일 스프링캠프지인 오키나와로 출국한 박 감독은 "(2군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오승환을 비롯한 베테랑은 삼성에서 오래 뛰어왔다. 캠프 초반 진행할 작전 등 팀 훈련을 소화하는 것보다 각자 루틴에 따라 몸을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판단했다. 코치진에서도 이런 건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 2군 캠프는 2월26일까지, 1군 캠프는 3월7일까지 진행된다. 이에 따라 오승환은 2월 중하순에 1군 캠프로 이동할 계획이다.
삼성은 2월11일부터 23일까지 일본프로야구 팀과 7차례 연습경기를, 2월26일부터 3월1일까지 KBO리그 팀과 3차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오승환의 첫 실전은 KBO리그 팀을 상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은 "오승환의 몸 상태를 봐 한두 경기를 치르고 캠프를 마쳐야 하지 않을까"라며 "일본프로야구 팀과 연습경기에는 정민태 신임 투수코치의 뜻에 따라 (베테랑 외에) 투수들을 점검하려 한다"고 전했다.
한편 박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불펜 걱정'을 덜었다.
삼성은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5.16) 최하위에 그치는 등 뒷문이 헐거웠는데,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불펜 강화에 힘썼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통산 400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을 붙잡았고, 다른 팀의 마무리 투수 김재윤(전 KT)과 임창민(전 키움)을 새로 영입했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최성훈, 양현 등 불펜 자원을 지명했고,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베테랑 투수 이민호까지 계약했다 .
박 감독은 "지난해 캠프와는 느낌이 다르다. 그땐 불펜에 대한 고민이 컸고, 준비할 것도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종열) 단장님께서 불펜 보강을 잘해주셔서 조금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기뻐했다.
리그에서 검증된 투수들의 가세와 실패 속에 경험을 쌓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쓸 불펜 카드도 많아졌다. 박 감독은 "기존 투수들과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rok195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