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심판' 반긴 NC 박건우 "일관성 있는 판정 기대돼"
스프링캠프 출국 "올해는 한 단계 더 도약할 것"
- 이상철 기자
(인천공항=뉴스1) 이상철 기자 = "그동안 심판마다 스트라이크존의 기준이 제각각이라 너무 헷갈렸다. 로봇 심판 도입으로 그런 판정이 더 명확해진다면 괜찮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34)가 2024시즌부터 KBO리그에 도입되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반겼다.
통산 타율 0.326을 기록하는 등 현역 KBO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인 박건우는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지인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신설된 규정 ABS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일관된 판정은 내가 가장 바라던 바"라며 "그동안 (석연치 않은 볼·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와도)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신 해당 심판의 판정은 일관돼야 한다. 기준이 흔들리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그동안의 아쉬움을 표했다.
ABS는 올 시즌 KBO리그의 최대 변수 중 하나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로봇 심판을 시범 운영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논란을 최소화하고 리그 운영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 시즌부터 ABS를 도입하기로 했다.
KBO는 현장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의 스트라이크존과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하기로 했다. 스트라이크존의 좌우 기준은 홈플레이트 양 사이드에서 2㎝씩 확대하고, 상하 기준은 타자의 키 비율(27.64~56.35%)로 설정했다.
다만 대다수 투수와 타자는 아직 ABS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다. 10개 구단은 스프링캠프에서 카메라 등 ABS 관련 장비 설치의 어려움에 따라 3월 시범경기를 통해 처음 ABS를 체험하게 된다.
ABS의 스트라이크존 적응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박건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그동안 심판마다 스트라이크존이 달라 너무 헷갈렸다"며 "예를 들어 로봇 심판이 원바운드 후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간 공을 스트라이크라고 판정한다면, 선수는 거기에 대처하면 된다. 명확하게 이 코스는 스트라이크, 저 코스는 볼이라는 게 규정되면 좋다. ABS의 도입으로 일관성 있는 스트라이크존이 형성될 것이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박건우는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잊지 못할 시즌을 보냈다.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9에 146안타 12홈런 85타점 70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77의 성적을 거둬 생애 첫 골든글러브(외야수 부문)를 수상했다.
그는 "골든글러브를 받아서 정말 행복했다"며 "골든글러브는 프로야구선수가 되면서 꼭 한 번 달성하고 싶은 목표였다. 처음이 어려운 거지, 앞으로 잘하면 계속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며 의지를 다졌다.
이어 "골든글러브 외에 타격왕도 수상하고 싶다. 지난해 (손)아섭이형이 타율 1위에 오른 걸 보면서 너무 부러웠다. 그렇지만 타격왕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 같다. (2017년에) 타율 2위까지 올랐지만, (타격감이 좋을 때) 공에 맞아 얼굴을 다치는 등 1위는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NC는 지난해 최하위 후보라는 예상을 깨고, 75승2무67패로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따냈다. 가을야구에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부터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내리 6경기를 이기며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플레이오프에서 2승 후 3연패를 당해 NC의 가을야구 도전은 아쉽게 막을 내렸지만, 공룡군단의 저력과 희망을 봤다.
박건우는 "만족하진 않지만 그래도 충분히 잘한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에는 한 단계 더 올라가도록 하겠다"며 "물론 (에릭 페디 같은) 좋은 선수가 떠났지만 다른 선수들이 그 공백을 잘 메울 것이라 믿는다. 나 혼자 해서는 안 된다. 다 같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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