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희·주권·김민성…'미계약 FA' 3인, 스프링캠프 전 결론낼까

원소속팀 두산·KT·LG 잔류 가능성 가장 높아…몸값 줄다리기
경쟁 없어 선수에 불리…지난해도 2월 넘긴 이들 염가 계약

두산 베어스 홍건희.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FA 시장이 슬슬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오지환(LG·6년 124억원)을 제외하곤 100억대 '잭팟'을 터뜨린 선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대부분 행선지를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아직도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한 3명의 FA가 있다. 불펜투수 홍건희(32·두산)와 주권(29·KT), 유틸리티 내야수 김민성(36·LG)이다. 각 팀의 스프링캠프 출국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이들 FA의 계약이 결론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홍건희, 주권, 김민성은 현재로선 사실상 원소속팀이 유일한 계약 창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건희의 경우 KIA에서 뛰다 두산으로 이적한 이후 활약하기 시작했다. 2021년엔 팀의 필승조, 2022년부터는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았고 FA 직전 해였던 지난해에도 1승5패 22세이브 5홀드에 평균자책점 3.06의 준수한 활약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반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피안타율(0.272)과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1.48) 모두 안정감이 다소 떨어졌다.

무엇보다 FA 등급이 A등급이라는 점은 타구단 영입을 망설이게 한다. 20인 보호선수 외 1명에 전년도 연봉 200%를 보상하거나, 보호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 300%를 보상해야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크다.

KT 위즈 주권. /뉴스1 DB ⓒ News1 김민지 기자

주권은 20대의 어린 나이에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상황이 썩 좋지 않다. 그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KT의 필승조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문제는 FA 직전 시즌이던 지난해 1승2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2019~2020년 70이닝을 넘기는 등 다소 무리한 시즌을 치르면서 부상이 잦아졌고, 성적이 점점 안 좋아졌다. FA등급이 A등급인 것과 맞물려 다른 팀에서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유다.

김민성은 지난해 LG 우승의 숨은 주역 중 하나였다. 그는 유격수, 2루수, 3루수 등을 오가며 내야 빈 구멍을 메우는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 주전보다는 백업 선수에 가깝다는 점, FA 등급도 'C'가 아닌 'B'라는 점 등에서 타 팀 이적은 쉽지 않아 보인다.

LG 트윈스 김민성. /뉴스1 DB ⓒ News1 장수영 기자

결국 셋 모두 원소속팀 잔류가 현재로선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다. 관건은 계약 규모인데, 타 팀 이적 가능성이 희박한만큼 몸값 흥정에서 선수가 불리하다.

계약 시기가 스프링캠프 이후까지 길어지면 선수 입장에선 더더욱 상황이 나빠진다. 개인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고 해도, 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게 되면 아무래도 다른 선수들만큼의 준비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체될 수록 애가 타는 쪽이 선수일 수밖에 없고, 구단 제시액이 더 높아질리는 만무하다.

지난해 FA 시장에서도 2월 이후까지 '미계약'으로 남았던 이가 4명 있었다. 이들 모두 썩 좋은 대우를 받지는 못했다.

이명기의 경우 원소속팀 NC와 1년 1억원에 계약한 뒤 한화로 곧장 트레이드됐다.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보상을 없앤 것이었다.

권희동도 원소속팀 NC와 1년 1억2500만원에 사인했고 이 중 옵션이 3500만원일 정도로 'FA'가 무색한 계약을 했다.

개막 직전 원소속팀 키움과 사인한 정찬헌은 2년 8억6000만원으로 그나마 나은 계약을 했지만 이는 쉽게 볼 수 없는 사례였다.

강리호는 개막 전까지 계약을 맺지 못하면서 결국 유니폼을 벗어야했다. 한때 독립야구단에 입단하는 등 재기의 꿈을 키웠지만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