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키움, 협상 온도 극과 극…김혜성만 '8년차 6억5000만원' 잭팟
재계약 대상자 44명 중 300만원 이하 인상 12명
FA 협상도 소극적, '집토끼' 이지영·임창민 이적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서 한 시즌 만에 최하위로 곤두박질을 친 키움 히어로즈의 올겨울은 따뜻할 수 없었다. 표면적으로는 재계약 협상에서 전체 절반이 넘는 선수의 연봉이 인상됐다. 그러나 함박웃음을 지은 선수는 손에 꼽을 접을 정도다.
키움은 2024시즌 재계약 대상자 44명과 협상을 마쳤다고 22일 밝혔다. 인상이 28명, 동결이 3명, 삭감이 13명으로 이들에 대한 총연봉은 전년 대비 2억5500만원이 올랐다.
2023시즌 58승3무83패를 기록,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최하위로 밀린 팀에 얼핏 훈풍이 분 것처럼 보인다.
뚜껑을 열면 실상은 다르다. 인상 금액을 살펴보면 100만원이 8명, 200만원이 2명, 300만원이 2명 등으로 인상자의 절반 가까이가 소액 인상이었다.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받은 주장 김혜성만 잭팟을 터트렸다. 김혜성은 4억2000만원에서 2억3000만원이 인상된 'KBO리그 8년차 최고 연봉' 6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키움 재계약 대상자의 총인상금액이 4억5200만원인데 절반이 넘는 금액이 김헤성 한 명에게 집중됐다.
김혜성 외에는 1억원은 커녕 4000만원 넘게 인상된 선수도 없었다. 김휘집과 이주형이 김혜성 다음으로 연봉이 크게 오른 편인데 인상 금액은 각각 3600만원, 3300만원이다.
2200만원이 인상된 임지열, 각각 1500만원이 인상된 하영민과 이명종도 키움에서는 많이 오른 편이다.
반면 큰 폭으로 연봉이 깎인 선수도 있다. 2023시즌 50경기 출전에 그친 베테랑 이용규는 1억원이 삭감된 2억원에 계약했다. 핵심 불펜 투수 김재웅도 성적 부진으로 2억2000만원에서 1억9000만원으로 3000만원이 줄어들었다. 1
키움은 몸값이 큰 선수가 하나둘 빠졌다. 11억원을 받던 슈퍼스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고, 3억5000만원을 수령한 에이스 안우진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이다. 안우진과 같은 연봉을 수령한 최원태 역시 2023시즌 도중 LG 트윈스로 트레이드 됐다.
굵직한 선수들이 빠졌으나 키움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투자에 인색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집토끼' 이지영(SSG 랜더스), 임창민(삼성 라이온즈)과 협상에 소극적이었고, 결국 두 선수는 다른 팀으로 떠났다.
성적 부진에 투타의 핵심 선수가 이탈했지만 키움이 외부에서 전력을 강화한 방법은 전 구단이 참여하는 2차 드래프트와 병역을 이행한 선수의 복귀 정도였다. 최주환과 조성훈(이상 전 SSG 랜더스), 오석주(전 LG 트윈스)를 지명했고, 키움의 뒷문을 책임진 특급 마무리 투수 조상우가 군 복무를 마친 뒤 돌아왔다.
한편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키움의 국내 선수 최고연봉자는 이형종으로 기록됐다.
키움은 2022년 시즌 종료 후 이형종과 계약기간 4년, 총액 20억원 조건으로 퓨처스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형종은 2023시즌 연봉이 1억2000만원이었지만 2024시즌엔 6억8000만원으로 껑충 뛰어 오른다.
FA 계약이 1년 남아 있는 최주환과 김혜성이 6억5000만원으로 공동 2위다.
rok195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