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로봇 심판 도입 확정…피치 클락은 시범 운영 후 재논의

베이스 크기 확대·수비 시프트 제한…연장 승부치기는 보류
비FA 다년 계약시 FA 신청 불가…'LG 오지환 사례' 막는다

고교야구에서 도입된 로봇 심판. /뉴스1 DB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4 시즌 KBO리그에 '로봇 심판'이 도입된다. 함께 도입될 것으로 전망됐던 피치 클락(pitch clock)은 시범 운영 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2024년 제 1차 이사회를 열고 새 시즌 새롭게 도입될 야구 규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자동 투구판정 시스템(ABS)의 도입은 확정됐다. KBO는 스트라이크 존의 일관성을 유지해 판정의 신뢰도를 높이고 빠른 경기 운영이 진행될 수 있도록 ABS의 도입을 추진해왔다.

'로봇 심판'으로 일컬어지는 ABS는 세계 최고 리그인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KBO리그의 로봇 심판 도입은 다른 나라 리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도입된 피치 클락. ⓒ AFP=뉴스1

반면 투수와 타자의 준비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 클락'의 도입은 잠시 미뤄졌다.

KBO는 피치클락을 전반기 시범 운영을 거친 뒤 후반기부터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는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이 충분한 적응 시간을 가질 수 있게끔 하기 위한 취지다.

KBO는 "제도가 도입될 경우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매끄러운 경기 진행을 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퓨처스리그(2군)에서는 전반기부터 피치 클락이 도입된다.

KBO는 2월 중 전국 각 구장에 관련 장비를 설치하고, 계시원 교육 등을 통해 도입을 준비할 방침이다.

베이스 크기 확대와 수비 시프트 제한은 도입이 확정됐다.

베이스 크기 확대는 선수들의 부상 발생 감소와 도루 시도 증대를 유도해 좀 더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기 위한 측면이다.

수비 시프트 제한 역시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는 한편 수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KBO리그의 베이스 크기가 확대된다.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연장 승부치기 도입은 일단 보류됐다.

승부치기는 2022년부터 퓨처스리그에선 이미 시행 중이다. 다만 KBO리그에서의 도입은 현장 의견 등을 종합해 재논의 하기로 했다. 이미 많은 제도 변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아울러 'LG 오지환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도 신설됐다. 비FA 다년 계약 선수의 신분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내용이다.

LG 트윈스 오지환. /뉴스1 DB ⓒ News1 이동해 기자

앞서 오지환은 소속팀 LG 트윈스와 2023시즌을 앞두고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으나, LG는 시즌 후 오지환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FA를 신청하게 했다. 보호선수를 추가로 확보해 2차 드래프트 등에서의 전력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였다.

이에 KBO는 다년 계약 선수가 계약 기간 중 FA 자격을 취득할 수 없고, 계약이 당해년도에 종료될 경우에만 FA 자격을 승인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구단은 비FA 선수와 다년계약을 체결할 경우, 공식 발표 다음날까지 KBO를 계약서에 제출해야한다. 기한 내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계약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로 간주해 상벌위원회에서 제재 심의를 한다.

한편 KBO는 선수들의 보너스(메리트) 지급 가능항목에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추가하기로 했다. 반면 구단이 아닌 감독의 개인 사비로 선수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행위 등은 금지하기로 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