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니 보험' 사라진 KIA, 외인 투수 구성에 내년 농사 달렸다

재계약 염두에 뒀던 파노니, 컵스와 마이너 계약
수년 간 이어진 '외인 투수 부진' 두통 끊어낼까

2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1회말 KIA 선발투수 파노니가 공을 던지고 있다. 2023.8.2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KIA 타이거즈가 재계약 후보로 분류했던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가 미국으로 떠났다. 보험이 사라진 KIA는 이제 외인 원투펀치를 새로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극심한 투수난 속에 KIA가 10승을 보장할 수 있는 에이스 투수를 영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19일(한국시간) "파노니가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파노니는 내년 시즌 트리플A에서 출발하며 빅리그 승격 시 80만달러를 받는다. 내년 컵스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계약이다.

2022년 로니 윌리엄스의 대체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파노니는 3승4패, 평균자책점 2.72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는데 더 강한 투수를 원했던 KIA와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그렇게 짧게 끝났던 파노니와 KIA의 인연은 1년 뒤 다시 이어졌다.

2023시즌 전 새롭게 영입한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가 모두 중도 방출됐고 KIA는 마리오 산체스와 파노니를 데려와 빈 자리를 채웠다.

산체스는 12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5.94로 부진했고 시즌 종료 후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결별이 확정됐다.

그러나 KIA는 16경기 6승3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한 파노니는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재계약 가능성을 남겨뒀다. 더 나은 투수를 물색하는 한편 쓸만한 투수를 구하지 못할 경우 파노니와 동행하는 것도 염두에 뒀다.

그런데 파노니가 미국행을 결정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한국에 남는다면 더 큰 금액을 손에 쥘 수 있었지만 빅리그에 재도전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최근 KBO리그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과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인상(현 70만달러) 등 바뀐 환경이 파노니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IA가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재계약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 먼저 결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심재학 KIA 타이거즈 단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석하고 있다. 2023.9.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파노니가 떠나면서 KIA는 1, 2선발을 모두 새 얼굴로 바꿔야 한다.

당초 두 명을 모두 바꾸는 시나리오도 고려했기 때문에 후보군은 추려진 상황이다. 다만 투수 몸값이 '금값'이 된 만큼 쓸 만한 투수를 데려오기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투수난을 겪고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은 어느정도 검증된 투수들을 최대한 묶어놓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낸 투수들도 한국으로 눈을 돌리기보다 최대한 버티면서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추세다. 금액적인 측면에서도 불리하다. 최대 100만달러로는 미국, 일본과 머니 게임에서 이길 수 없다.

KIA는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외국인 투수를 전원 교체하게 됐다. 그만큼 믿음직한 퍼포먼스를 보인 투수가 없었다는 의미다. 외인 농사 실패는 성적으로 직결됐다. KIA는 2021시즌 9위, 2022시즌 5위, 그리고 올해 6위로 시즌을 마쳤다. 늘 외국인 투수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 뽑는 투수들이 매우 중요하다. 그간 외인 선발들의 이닝 소화능력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았기에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끌어주는 '이닝이터' 능력이 장착된 투수가 필요하다. 내년 3~5선발을 맡아줄 3명의 국내 투수(양현종, 이의리, 윤영철)가 모두 왼손 투수인만큼 외인들은 오른손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