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재현 SSG 단장 "SK 때 장점 지울 필요 없다…좋은 부분은 살릴 것"

SK 선수 시절 이후 13년 만에 인천 복귀
"베테랑 예우도 소홀하지 않을 것"

김재현 SSG 신임 단장. (SSG 랜더스 제공)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 신임 단장으로 선임된 김재현(48) 단장이 다른 팀들의 장점을 잘 분석하고 흡수해 다소 흐트러진 팀을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단장은 16일 뉴스1과 통화에서 "현역 시절 좋은 기억이 많았던 팀에서 성적과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어 (단장으로) 결정을 내렸다"며 "LG의 차명석 단장님이나 염경엽 감독님 모두 '아쉽지만 더 좋은 자리에서 잘 하라'고 응원해주셨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현역 시절 탄탄대로를 걸었던 대표적인 '스타' 플레이어였다. 1994년 LG에 입단해 첫 해 21홈런-21도루를 기록했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맛 봤다. 2000년대 후반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3개(2007, 2008, 2010)의 우승 반지를 추가했다.

2010년을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그는 해설위원, 지도자, 프런트 등 야구계에서 여러 경험을 더 쌓았다.

올해 LG에서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로 우승을 경험한 후 SSG로부터 단장 제안을 받았고 결국 13년 만에 인천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김 단장 앞에 놓인 상황이 녹록지 않다. 김원형 감독 경질, 원클럽 맨이었던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의 한화 이글스 이적(2차 드래프트) 등으로 SSG를 향한 시선은 싸늘하다. 일각에선 SSG 구단이 왕조를 구축했던 SK의 색채를 빼는 과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 단장은 "중요한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과거 여러 팀을 거치며 느꼈던 좋은 점들을 SSG에 많이 도입하려 한다"며 "특히 올해 LG에서 선수 육성을 직접 경험한 만큼 좋은 방향으로 의견을 제시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구단 모그룹이 바뀌면 그에 맞는 색깔을 새로 입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팀이 갖고 있던 장점을 지울 필요는 없다"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꿀 것은 바꾸면서도 좋은 부분은 계속해서 살릴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보겠다"고 설명했다.

2017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대표팀 코치로 참가했던 김재현 단장. (왼쪽에서 두 번째). 2017.1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김 단장은 전력 강화를 위해 여러 구상을 고민하고 있다.

올해 LG의 경우 우승을 향한 동력이 다소 떨어진 시점에서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최원태를 트레이드하는 승부수를 냈고 결국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김 단장은 팀 '리모델링'을 위해 기본적으로 육성에 많은 힘을 쏟으면서 필요시 타 팀 자원과의 트레이드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기존 선수들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좋지만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이면 트레이드도 적극적으로 단행할 것"이라며 "예전에는 트레이드하면 문제 있는 선수를 내보내는 것으로 비치기도 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양 팀 간 수요가 맞다면 마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단장은 "육성과 함께 베테랑에 대한 예우도 신경쓸 것이다. 최근에 (추)신수가 어려운 결정을 내줬는데 구단 차원에서도 어떻게 신수를 멋지게 보내줄지 고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좋은 선례를 남기면 추후 최정, 김광현, 한유섬 등 구단에서 오래 기여해 온 선수들도 비슷한 길을 갈 수 있다고 본다. (김)강민이를 보내면서 선수들 마음에 동요가 있었을텐데 다시 끈끈한 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끝으로 "구단에서 선수만큼 중요한 것이 팬이다. SSG가 이제 관중 동원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팬덤이 늘었다"며 "해외 연수에서 경험한 좋은 마케팅 사례들을 SSG에 잘 도입시켜 팬들에게 더 기쁨을 줄 수 있는 구단을 만들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2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찾은 관중들이 응원을 펼치며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2023.10.2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