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GG' 박건우가 가장 먼저 떠올린 이름은 '부모님'…"사랑합니다"

"남은 야구 인생은 부모님 위해서…사랑하고 존경한다고 전하고파"
"이정후 없어서 받았나 싶지만…내년엔 '당연히' 받을 상 됐으면"

박건우(NC 다이노스)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데뷔 15년만에 첫 골든글러브의 영광을 누린 박건우(33·NC 다이노스)가 가장 먼저 떠올린 이름은 부모님이었다. 그는 "감사할 분들이 정말 많지만 이런 큰 상을 받고 부모님께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면서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박건우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그는 139표(47.8%)를 받아 홍창기(LG·258표), 구자욱(삼성·185표)과 함께 외야수 부문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박건우가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은 2009년 데뷔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2016년부터 주전으로 도약했고 매년 리그 정상급의 활약을 펼쳤지만 유독 골든글러브와는 인연이 없었다.

특히 2017년엔 0.366의 타율에 20홈런 20도루 78타점 91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치고도 수상을 하지 못했다. 당시 수상을 기대하고 시상식 현장을 찾았던 박건우는 빈손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박건우(NC 다이노스)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에 선정된 뒤 박용택 KBS 해설위원에게 트로피를 받고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박건우는 "그때(2017년)는 정말 수상을 할 줄 알았는데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래도 한 팬 분께서 케이크로 골든글러브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던 기억이 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올해도 기대를 안 했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때처럼 상처를 받고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도 (손)아섭이형이 수상 가능성이 높아서 축하해주자는 의미로 왔다"고 설명했다.

나름 수상 소감도 준비했지만 다 전하지 못했다. 생방송 시간에 쫓겨 짧게 말해달라는 요청 때문이었다.

박건우는 "구단주님, 감독님, 코치님, 부모님 다 이야기 했지만 준비해온 말들을 미처 다 하진 못했다"면서 "이 자리를 빌려 매니지먼트 이예랑 대표팀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박건우가 거듭 감사함을 표현한 이는 부모님이었다. 그는 시상 직후에도 "남은 야구 인생은 부모님을 위해서 하고 싶다"고 했다.

박건우(NC 다이노스)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그는 "모든 선수들이 부모님께 감사하는 건 당연하지만, 나 역시 우리 부모님이 특별하게 생각된다"면서 "아마 내가 친 1300개의 안타를 단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보셨을 것이다. 힘들 때, 기대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부모님이다"라고 말했다.

만 33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첫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박건우. 오랫동안 기다려온 만큼 앞으로도 몇 번 더 상을 가져가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그는 "사실 그동안 매년 받아오던 이정후 선수가 올해 후보에 없어서 내가 받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내년에는 그런 생각없이, '당연히 박건우가 받을 상'으로 또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골든글러브를 정말 받고 싶었기 때문에 특별한 목표는 없다"면서 "내년엔 우리 팀이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팀이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