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보강한 삼성, 선발진도 무한 경쟁…핵심은 좌완 이승현
불펜으로만 뛴 이승현, 호주에서 선발 수업 중
우완 이호성, 루키 육선엽 등도 선발 기대주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2024시즌 재도약을 준비 중인 삼성 라이온즈가 비시즌 가장 먼저 손을 댄 곳은 마운드다. 불펜 강화에 이어 확실한 주인이 없는 4, 5선발 후보들을 테스트하며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정규시즌 8위로 추락한 삼성의 두드러진 약점은 투수진이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26으로 7위였고, 불펜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키는 힘이 떨어지다보니 역전패를 38번이나 당하며 리그 최다 불명예를 썼다.
이렇다보니 삼성의 신임 단장으로 부임한 이종열 단장이 제일 먼저 착수한 작업이 불펜 보강이었다. 프리에이전트(FA) 투수 김재윤과 4년 최대 총액 58억원에 계약을 맺었고, 2차드래프트에서 언더핸드 투수 양현과 왼손 투수 최성훈을 데려와 추가 보강을 이뤘다. 베테랑 우규민이 떠났지만 소득이 더 많다.
이밖에 내부 FA 오승환도 잔류 방침을 세우고 꾸준히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오승환 포함 새롭게 영입한 투수들의 나이가 적지 않지만, 젊은 투수들이 한계를 보여온 삼성엔 경험 전수와 성장을 위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불펜만 손질하고 있는 건 아니다. 선발진도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2명과 원태인 1명을 제외하면 믿고 맡길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다. 백정현, 최채흥, 양창섭, 황동재, 허윤동, 장필준, 최하늘 등 많은 투수들이 선발 기회를 받았지만 누구 하나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때문에 다른 투수들도 호시탐탐 4, 5선발 진입을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좌완 이승현이 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이승현은 데뷔 후 3시즌 모두 불펜으로만 뛰었다. 통산 성적은 147경기 4승13패, 28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4.90이다. 올해는 48경기에서 1승5패, 7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했다. 중간과 마무리를 넘나들면서 중용됐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이승현은 올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선발 전환'이다. 본인이 코칭스태프에 선발로 뛰어보고 싶다고 요청했고, 현재 호주프로야구리그(ABL)에서 선발로 나서고 있다. 2경기에 선발로 나선 이승현은 6⅔이닝 동안 2피안타 10탈삼진 평균자책점 1.35의 준수한 성적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ABL에 파견된 삼성 소속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호주로 날아간 이종열 단장은 이승현의 투구를 직접 지켜보고 면담도 할 예정이다. 아직 보직 변경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승현이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꾼다면 선발로 이동할 수 있다. 불펜도 보강이 이뤄졌기에 부담도 덜하다.
삼성이 주목하고 있는 예비 선발 자원은 또 있다. 바로 신인 이호성이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이호성은 올해 1군에서 5경기를 뛰었다. 4월엔 3번 모두 구원 등판했고, 시즌 막바지인 10월에는 2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특히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는 희망을 쐈다. 10월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진 이호성은 올해 마지막 등판인 10월6일 KT 위즈전에서는 5이닝 1실점 호투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내년 시즌 선발진 진입 경쟁의 '다크호스'다.
이종열 단장도 "이호성을 본 적이 있는데, (투수로서) 괜찮았다. 감독님도 주목하고 있는 투수"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024시즌 1라운드 신인 육선엽도 후보다. 신장 190㎝의 장신 우완 정통파인 육선엽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장차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야 할 육선엽은 데뷔 시즌부터 쟁쟁한 선배들을 뚫고 당당히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겠다는 각오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선발 후보는 많지만 그동안 '탁' 튀어오른 투수가 없었다. 그래서 삼성은 이번 비시즌 투수 육성에 매우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투수 10명을 일본 도쿄로 보내 드라이브라인(투구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트레이닝 프로그램)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했다. 선수들을 호주로 파견한 것도 같은 이유다. 과거 왕조 시절 보여줬던 투수 왕국을 재현하는 것이 삼성의 궁극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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