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감독 경질→김강민 이적→단장 좌천…SSG의 '차디찬 겨울'

납득 못할 결정 이어지며 격랑 속으로

김성용 SSG 랜더스 단장. (SSG 랜더스 제공)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가 폭풍 같은 겨울을 보내고 있다. 준플레이오프를 3연패 이후 감독을 교체했고,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들을 잇따라 내보낸 끝에 단장마저 보직 해임을 시켰다.

SSG 구단은 25일 "최근 감독 및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 센터장으로 이동시킨다"고 발표했다.

SSG는 최근 한 달 간 끊임없이 논란을 생산했다. 시작은 감독 교체였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감한 뒤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SSG는 NC 다이노스에 3연패하며 허무하게 포스트시즌을 마쳤다.

이후 플레이오프가 한창 진행되고 있던 10월31일 김원형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2020년 말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SSG가 SK를 인수하면서 SSG의 초대 감독이 됐고 지난해 정규시즌 내내 1위를 놓치지 않은 끝에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이에 구단은 김 감독에 3년 재계약을 맺었다. 김 감독은 올해도 팀을 가을 무대에 올려두며 최소한의 역할을 했지만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하자 전격 해임 당했다.

구단은 성적 탓이 아니라 세대 교체의 과정이라고 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었다.

갑작스레 공석이 된 SSG 감독에 여러 야구인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박찬호, 추신수에 이어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던 이호준 LG 트윈스 코치의 이름까지 거론됐다.

결과적으로 SSG는 이숭용 신임 감독을 선택했지만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NC로부터 지원을 받아 미국 코치 연수 중이었던 손시헌 코치를 퓨처스(2군) 감독으로 영입하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김강민이 9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끝내기 홈런을 치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논란의 정점은 22일 열렸던 2차 드래프트였다. SSG는 23년 간 팀에 헌신한 베테랑 김강민을 35인 보호명단에서 제외했다.

김강민은 은퇴를 저울질해 온 선수였기에 보호명단에 넣긴 힘들었지만 한화 이글스가 김강민을 지명하면서 허무하게 원클럽맨을 빼앗겼다.

만약 SSG가 보호선수 명단 비고란에 김강민이 은퇴를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표기했다면 한화가 김강민을 뽑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SSG의 미숙한 일처리에 한화는 정당한 지명을 했고 김강민은 한화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우승 감독에 이어 23년 원클럽맨을 연속해서 놓친 것에 팬들은 구단을 향해 강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 달 사이 악수를 거듭한 SSG는 결국 지난해 12월 류선규 전 단장을 대신해 단장이 된 김성용 단장을 이날 전격적으로 보직 해임시켰다. 악화된 여론을 조금이나마 무마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긴 결정으로 보인다.

구단은 우선 민경삼 대표가 단장 업무를 병행하며 이른 시일 내로 새 단장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내년 시즌을 위한 전력 보강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황에서 단장조차 공석이 되면서 팀을 향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SSG는 당장 내년에 함께 할 외국인 선수를 다시 구성해야 하고 주전 포수 김민식과 프리에이전트(FA) 계약도 해야 한다. 기존 선수들의 연봉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단장 경험이 풍부한 민 대표가 당장은 여러 역할을 잘 수행하겠지만 비상식적인 운영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팀의 이미지가 바뀌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