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 KIA 이의리 "영광스럽지만 난 아직도 부족"

APBC 예선 일본전서 6이닝 2실점 역투…"투구 밸런스 찾았다"
사흘 쉬고 곧바로 몸 만들기 돌입 "계속 운동해야"

17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발 투수로 나선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3.1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둔 지난 9월 대표팀에 낙마한 이의리(21·KIA 타이거즈)는 두 달 뒤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통해 명예를 회복했다.

예선 일본전에서 6이닝 2실점 역투를 펼쳐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등 차세대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의리는 "영광스럽지만 아직 난 많이 부족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한 계단 도약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바쁜 오프시즌을 보낼 계획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지난 19일 막을 내린 APBC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대회 연속 결승 무대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에는 일본과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3-4로 석패했다.

한국은 이번 APBC에서 안정된 마운드를 바탕으로 일본과 두 번이나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류중일 감독도 세대교체에 성공한 선발진에 만족감을 표하면서 "문동주, 이의리, 원태인, 곽빈 등 이 4명이 현재 대표팀 선발 투수들이다. 다들 떨지 않고 자기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문동주와 원태인, 곽빈은 우완인 반면 이의리는 좌완이어서 가치가 있다. 여기에 이의리만 유일하게 아시안게임에 동행하지 못했는데, 그는 APBC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7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발 투수로 나선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3.1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17일 예선 일본과 2차전에 선발 등판한 이의리는 6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의 도움을 못 받아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1회와 3회 만루 위기에 몰리고도 실점을 최소화 했다.

이의리는 "정규시즌을 마치고 쉬어서 100구 가까이 던질 수 있을지 걱정도 했다. 다행히 투구 밸런스를 잘 찾아 좋은 투구를 했다"며 "보통 공을 던지면서 힘이 빠져 밸런스를 잡았는데 이번에는 스스로 찾아가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극찬이 쏟아진 것과 관련해 "(김)광현 선배와 (양)현종 선배는 잘 던지니까 (과거) 일본전에 나갔던 것이지만 난 그 수준은 아니다"면서 "그래도 즐겁고 재미있게 공을 던졌다. (차세대 좌완 에이스 등) 그런 평가도 영광스럽다.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계속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프로 3년차인 이의리는 올해 KBO리그에서 11승7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11승은 개인 시즌 최다승 기록이다. 그러나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진 적도 있는 등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의리는 APBC를 계기로 확실히 한 계단 올라섰다고 했다. 그는 "흔들릴 수 있던 상황이 있었는데 잘 버텨냈다. 특히 예전에 던지던 밸런스를 찾게 돼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이의리(왼쪽), 문동주가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대화를 하고 있다. 2023.11.2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일본전 역투로 한 해를 잘 마쳤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기량에서 앞선 일본 투수들을 두 눈으로 직접 보면서 배운 점도 많았다.

이의리는 "일본 투수들의 영상을 정말 많이 봤다. 밸런스, 기술, 경기운영 등 모든 면에서 좋은 투수들이 많다"며 "난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뒤처지면 안 되니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일 귀국한 이의리는 사흘만 쉬고 다시 운동을 시작한다. 더 쉬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에 그는 "많이 부족해서 계속 운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