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태극마크 3번 단 김혜성 "아쉬움도 후회도 있지만 보람 찼다"

WBC 참사 딛고 AG 금메달, APBC 준우승 경험
선배 김하성 칭찬에 "형의 눈이 틀리지 않다는 걸 증명할 것"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김혜성이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3.11.2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올해 '국가대표'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은 3개의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고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벤치 멤버로 나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1라운드 탈락이라는 충격적 결과를 냈지만, 이후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쏜 야구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APBC 일정을 마친 김혜성은 20일 김포공항에서 가진 귀국 인터뷰에서 "지난해 11월부터 1년 가까이 운동만 해왔는데 좋은 결과도 있고 나쁜 결과도 있었다. (3개 대회를 마치고 나니) 아쉬움도 있고 후회가 많이 남기도 한다. 그래도 많은 경험을 얻었고, 그로 인해 좋은 자양분이 되기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야구를 하면서) 가장 행복감을 느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 APBC에서도 비록 우승을 못했지만 끝까지 잘 싸운 것 같다"며 "보람차게 한 해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17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7회말 1사 1루 상황, 대한민국 김혜성이 안타를 치고 있다. 2023.1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24세 이하 또는 입단 3년차 선수들이 중심이 된 대표팀은 APBC에서 일본과 두 번 만나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의 기대 이상 선전에 주장 김혜성의 리더십도 부각됐다. 그는 이런 평가에 대해 "내가 (후배들보다) 많이 부족하다"고 손사래를 치더니 "그래도 후배들이 워낙 착해서 내가 한 마디를 하면 잘 듣고 따라줬다. 그 덕분에 나도 주장으로서 잘할 수 있었다.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잘 싸웠지만 한국은 프로 선수들끼리 맞붙은 한일전에서 또 졌다. 최근 8연패. 2021년 개최된 도쿄 올림픽부터는 김혜성도 그 아픔을 직접 경험했다.

그는 "인정해야 할 건 인정해야 한다. 일본은 확실히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팀"이라면서 "그렇지만 단기전은 다르다. 일본과 맞붙었을 때 우리가 많이 밀린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앞으로 계속 발전한다면 일본과 거리가 좁혀질 것이다. 열심히 해서 다음에는 꼭 일본을 이기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NC다이노스의 경기 NC 2회초 1사 1루 상황 노진혁을 병살처리한 키움 김혜성과 김하성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2020.7.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편 대표팀이 귀국하기에 앞서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국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김혜성의 이름이 언급됐다.

김하성은 자신의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내야수로 김혜성을 지목했고 "APBC를 보면서 (김)혜성이가 또래 선수들과 확실히 (수준이) 다르다는 것이 보였다. 헤성이는 잘 성장하면 나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2017년 프로에 입문한 김혜성은 2024년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혜성은 전 소속 팀 선배의 칭찬을 전해 듣고 "(김)하성이형이 함께 뛰었던 후배라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는 이어 "하성이형의 눈이 틀리지 않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메이저리그에 가서)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그러면서 김혜성은 "하성이형이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를 받았는데 큰 무대에서 수상한 것이 정말 존경스럽고 부럽다. 나도 메이저리그에 가서 그 상을 받고 싶은 꿈이 있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