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준우승 류중일 감독 "자신감 얻었지만, 일본과 격차는 여전히 커"
"2028 LA올림픽 보고 젊은 선수 위주로 선발해야"
단단한 선발진은 만족…"다들 자기 공을 던졌다"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준우승을 거두고 귀국한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이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을 최대 성과로 꼽으면서도 일본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류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APBC 일정을 마치고 20일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와일드카드 최지훈을 제외하고 24세 이하 또는 입단 3년차 이하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난적 일본을 예선과 결승에서 두 번 만나 각각 1-2, 3-4로 1점 차 석패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졸전 끝에 1라운드 탈락했던 한국은 이후 세대교체의 시동을 걸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23 APBC 준우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류 감독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APBC는 (본래 목적이) 젊은 선수들이 국제 경험을 쌓고 기량을 향상시키는 무대다. 우리 선수들이 일본과 대등하게 두 차례 싸우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중점을 뒀던 세대교체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주장 김혜성을 비롯해 노시환, 김형준, 윤동희, 김주원 등이 국가대표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마운드도 단단했는데 특히 문동주, 이의리, 원태인, 곽빈으로 이뤄진 선발진이 호투를 펼쳐 대표팀 에이스 기근 우려를 완전히 지워냈다.
세대교체에 희망을 봤다는 류 감독은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된다. 내년 11월에 프리미어12가 열리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프리미어12는 (아시안게임, APBC와 다르게) 출전 선수 연령 제한 없이 대표팀을 구성한다. 그때는 KBO리그 최고의 선수들을 발탁할 것인데 2026 WBC, 2028 LA 올림픽까지 바라보고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발하려 한다. APBC 대표팀의 절반 이상이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뽑힐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선발진이다. 류 감독은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 모두 잘 던졌다. 한국야구의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는데 계속 기량을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문동주, 이의리, 원태인, 곽빈 등 이 4명이 현재 대표팀 선발 투수들이다. 다들 떨지 않고 자기 공을 던졌다"며 "일본과 결승전에 선발 등판한 곽빈은 4만여 명이 자리한 도쿄돔에서 너무 긴장돼 제구가 흔들릴 수도 있었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정말 대단한 투구였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류 감독은 대표팀이 아직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잘 싸운 것도 있지만 일본이 너무 긴장해 자기 실력을 못한 것도 있었다. 기본기 차이도 크다"고 짚은 뒤 "똑같은 150㎞ 공이라도 일본 투수들은 공 끝의 힘이 다르다. 노시환도 '일본 투수들의 공이 한국 투수들과 다르다'고 놀라더라"고 전했다.
류 감독은 한국 투수들이 유연성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수는 힘이 아니라 유연성이 중요하다. 일본 투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골반, 어깨 회전 근력 등의 유연성을 강화한다"며 "무조건 일본을 따라가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선수들의 신체에 맞는 근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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